법률플랫폼 퇴출 위기…'제2타다' 로톡, 헌법소원 나섰다

변호사단체의 법률플랫폼 옥죄기에 맞서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31일 접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변협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변호사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를 징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을 통해 법률플랫폼 가입만으로도 변협의 징계 대상이 되면 로앤컴퍼니는 사실상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170만명의 '충성 회원'을 확보하고도 사업을 접어야 했던 타다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과 함께 등장하는 신산업들이 전통산업의 벽에 가로막혀 계속 숨통이 끊길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단에는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와 직업의 자유(헌법 제15조) 등 기본권 피해를 입게 될 로톡의 광고주 변호사 회원들이 참여했다. 향후 로톡을 이용할 의사가 있는 변협 소속 변호사 등 총 60명이 동참했다.

헌법소원 청구서는 오는 8월4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변협의 변호사 광고 규정에 대해 크게 4가지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고 △신뢰보호 원칙을 깨뜨렸으며 △평등 원칙에 어긋나며 △명확성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선 과잉금지 원칙 위반과 관련해 변협이 헌법(제15조) 직업 선택의 자유, 헌법(제21조 제1항) 표현의 자유를 제한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로톡에 대해 검찰이 두 차례 '변호사법 위반 무혐의' 판단을 했던 만큼 로톡의 변호사법 위반을 전제로 변협이 '법률시장 교란의 위험을 막고 공정한 수임질서 정착을 도모하겠다'고 규제 명분을 내세운 것은 전제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로앤컴퍼니는 변협이 신뢰보호 원칙도 위반했다고 꼬집었다. 변협이 지난 10년간 8차례에 걸쳐 '로톡의 광고는 허용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다가 갑자기 입장을 뒤집었다는 설명이다.

평등 원칙 위배에 대해선 로톡이 아닌 다른 광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변호사와 차별을 뒀다는 점을 비판했다. 광고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플랫폼은 물론 포털의 법률상담 광고도 제한 대상이다. 하지만 변협은 네이버·구글·다음 등에서의 광고는 허용된다고 밝혔다.

변협의 조치는 명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거나 참여·협조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통해 징계 규정을 넣었으나 무엇이 참여·협조를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정의한 조항은 없다는 설명이다.

헌법소원 청구서 작성을 주도한 법무법인 강한의 남기정 변호사는 "왜 온라인 광고 플랫폼이 공정한 수임 질서를 해친다고 보는지 알 수 없다. 누가 봐도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고객과 대화하려는 젊은 변호사들의 노력을 법률시장 교란이나 불공정 수임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직역단체에 걸맞은 태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변협의 이번 광고 규정은 당초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도입했던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통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국민 권리를 외면하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소원을 통해 개정된 변호사 광고 규정의 위헌성을 확인받고 로톡 이용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헌법소원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행정소송 등을 검토해 변호사 회원 보호와 사업권 보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