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전쟁' 안다르 입양한 에코마케팅, 1위 젝시믹스에 도전장

안다르의 애슬레저룩 이미지/사진=안다르 공식 홈페이지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케팅 (14,140원 ▲230 +1.65%)이 안다르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토종 레깅스 1위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4,740원 ▼60 -1.25%)에 도전장을 던진다.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는 '입양'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안다르를 인수한만큼 체질개선을 통해 다시 '토종 레깅스 1위' 탈환에 나설 계획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코마케팅은 지난 26일 안다르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272만4456주를 인수하면서 지분율 56.37%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말 김철웅 대표가 안다르와 전략적 협력을 위해 안다르 보통주를 40만주를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는 에코마케팅이 안다르에 약 193억원의 자금을 수혈하면서 56.37% 지분을 취득한 것이다.

에코마케팅 측은 "빠르게 성장하는 애슬레저 시장의 주요 브랜드 기업 인수를 통해 국내 및 글로벌 매출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 역량 강화 및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취득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철웅 대표는 안다르 증자, 사실상 인수를 공시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안다르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입양을 한 것"이라며 안다르 기존 경영진이 낳은 자식(회사)를 살려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안다르를 인수했다는 뜻을 전했다.

에코마케팅은 증자 과정에서 안다르의 주요 주주인 벤처캐피탈 등은 (이견으로 인해) 추가 출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애련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또한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서 신 대표의 지분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됐다. 또 에코마케팅은 기존 안다르 법인을 서서히 페이드아웃하고 새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김 대표가 밝혔다. 안다르의 기존 주주 중에는 무신사 합자조합을 비롯해 호전실업 등이 있으며 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투자한 다수의 벤처캐피탈이 있었다.

안다르의 애슬레저룩 이미지/사진=안다르 공식 홈페이지

에코마케팅은 온라인 광고대행과 D2C(소비자 직접 거래) 전자상거래 두 가지 사업을 펴고 있다. 2017년 인수한 데일리앤코를 통해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으며 클럭, 유리카, 몽제 등의 자체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미니 마사지기 클럭(Klug)과 젤네일 오호라의 대박 성공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해는 젤네일팁 스타트업 '글루가'(브랜드명 오호라)에 투자해 대박을 냈다. 2019년 30억원 미만이던 글루가는 지난해 매출액이 887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에코마케팅은 김 대표가 지분 교환을 한 이후부터 이미 안다르의 경영을 도맡았는데,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소비자 구매행동 예측에 기반한 강점을 최대한 살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올 들어 안다르는 빠른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김 대표는 "지난 5개월간 기존 부실의 대부분을 털어냈고 매출은 거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익 또한 거의 손익 분기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에코마케팅은 최근 안다르는 '원더브라'를 전개하는 속옷 기업 그리티의 지분 5%를 이달 주식교환을 통해 확보하기도 했다. 에코마케팅의 패션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그리티와 안다르의 시너지 또한 예상되고 있다. 또 최근 안다르는 레깅스 중심의 애슬레저 광고의 홍수 속에서 레깅스가 아닌 '브라탑'을 내세운 인스타그램 타깃 광고로 새로운 여성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마케팅 전문기업이자 D2C(소비자 직접 거래)의 강자인 에코마케팅이 안다르를 인수함에 따라 이미 레드오션이 된 국내 요가복·레깅스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안다르를 누르고 토종 레깅스 1위 업체로 올라선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에코마케팅과 마찬가지로 D2C의 강자로, 양대 코스닥 D2C 기업의 '레깅스 전쟁'이 예상되고 있다.

◇D2C(소비자 직접 거래)=D2C(Direct to Consumer)란 제조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