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예적금이 70%..."금융투자에 과감한 세제혜택 필요"

왼쪽부터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이광재 국회의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양순필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 고상범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금융투자협회

올해부터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다양한 투자상품을 담을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ISA의 편입자산은 예·적금 비율이 72%로 압도적이다. 저금리 시대에 개인들의 자산 형성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투자형 ISA에 과감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는 주장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협회는 이광재·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투자형 ISA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올해 1월 말 기준 전체 ISA 잔고 중 예적금이 5조4000억원으로 72%를 차지하고 있고, RP(환매조건부채권), MMF(머니마켓펀드) 등을 포함하면 안전자산 비중이 82%에 육박한다"며 ISA가 예적금의 세금 우대 상품으로만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개인들의 자산이 예적금에 머무르면 퇴직 이후 노후를 준비하기 어렵다.

황 연구원은 "가계 자산이 자본시장에 유입돼 장기간 머무를 수 있도록 국민통장인 ISA에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며 영국모델처럼 가입목적에 따라 안전자산 위주의 '일반형ISA'와 자본시장 투자 전용 '투자형ISA'로 전면 개편할 것을 촉구했다.


'투자형'에 대해선 수익에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을 권했다. 현재 ISA는 수익금의 200만원까지 비과세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 한다. 영국과 일본은 수익 전액을 비과세하고 있다.

오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 과세제도가 도입되면 ISA의 매력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금융투자소득세제는 상장주식 및 공모 주식형 펀드에서 발생하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5000만원 기본공제를 허용한다. ISA 계좌 내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금융투자소득세제를 어떻게 적용할 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

황 연구원은 "투자형 ISA에서는 금융투자소득 기본공제를 감안해 전액 비과세 해야 한다"며 "ISA는 연간 납입한도가 2000만원으로, 세수 축소에 유의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널로 참석한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도 "금융투자소득 과세제도가 도입되면 ISA가 유명무실해 질 수 있다"며 "과감한 세제혜택 지원 등으로 장기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대표로 참여한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올해 신규로 도입된 투자중개형 ISA가입자수가 3개월 만에 58만 계좌에 달하는 등 투자상품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적절한 세제 지원을 통해 부동산과 예·적금에 편중된 가계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순필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은 "금융투자소득세는 큰 틀이 마련됐지만 세부적인 부분을 조율 중"이라며 "국민의 자산 형성 강화 등을 위해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앞으로 금융소비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해 예적금 등에 편중된 금융자산을 투자상품으로 전환하는 등 스스로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도 고려돼야 한다"며 "업계도 자본시장의 성장의 과실이 국민과 기업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