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성폭행 후 경찰에 포위된 美인플루언서, '극단 선택' 생중계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포위된 미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사진은 앙헬 에르난데스 그라도와 그의 아들. /사진='S2K_Wya'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포위된 미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앙헬 에르난데스 그라도(남·28)는 같은 달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고속도로에서 자신을 포위한 경찰과 대치하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라도는 이틀 동안 여자친구(25)를 감금한 뒤 신체를 묶어 성폭행하고 도끼로 머리를 내려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여자친구는 그라도가 아파트에서 나간 사이 가까스로 탈출해 이웃에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는 "그라도가 총을 사겠다고 말했고 경찰에 신고하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라도를 추적해온 경찰은 고속도로에서 그의 차량을 발견한 뒤 안에 있던 그라도에게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라도는 이에 응하지 않고 도주했고 경찰은 도로를 따라 그의 뒤를 쫓았다.

결국 그라도를 포위하는 데 성공한 경찰은 한 시간가량 그와 대치해야 했다. 현지 매체 ABC7 보도에 따르면 그라도를 포위하기 위해 수십 대의 경찰차와 장갑차가 동원됐다.

사방이 막힌 그라도는 갑자기 이 현장을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방송 도중 그는 갖고 있던 총을 여러 차례 머리에 겨누면서 "나는 지금 약해졌고 내 인생이 싫다. 이런 삶에 지쳤다"고 말했다. 그라도는 어린 아들을 향해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고 아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그라도는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머리에 총상을 입은 그라도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 선고를 받았다. 그라도는 5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가진 인플루언서로, 카레이싱 커뮤니티 상에서 유명했던 인물로 전해졌다.

한편 그라도의 여자친구는 폭행으로 얼굴을 비롯한 온몸에 멍이 들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