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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이든 공무원 집에 세들어 사는 젊은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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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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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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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일부 기업의 채용공고 중 2030세대가 기피하는 종류가 있다. 조식·중식·석식 제공업체다. 새벽부터 밤까지 부려먹겠다는 뜻이 묻어난다. 설상가상 '접이식 침대 제공'까지 들어가면 끔찍한 업무 강도가 예견된 곳이다.

세종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도 원래는 그런 취지였다. 9년 전 식당도 제대로 없던 세종시에 중앙부처 공무원들 내려보내면서 터 잡고 살라며 특공 물량을 줬다. 공무원들이 서울 과천 등 수도권을 오가며 버리는 시간을 줄이고 세종에 뿌리 내리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다.

어떤 제도든 악용하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관세평가분류원이 대표적이다. 171억원짜리 유령건물을 세워놓고 입주도 안한 채 직원들의 특공 물량만 챙겨줬다. 경위가 어쨌든 불합리한 사안이고, 환수 조치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당정청이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다소 뜬금없다. 바로 '공무원 특공 전면 폐지'다. 국민 여론이 사납다는 이유다. 당초 특공 제도를 만든 취지는 안중에 없다.

당장 세종시에서 일하기 시작할 젊은 공무원들은 대책이 없다. 이미 집값이 천정부지로 뛴 세종시에서 안정적으로 통근할 방법은 전·월세를 구해 들어가는 것뿐이다. 그나마 전세라도 얻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할 중소벤처기업부 공무원들은 "대전 집을 팔아도 세종에 전세도 못 들어간다"고 하소연한다.

서울 못지 않게 비싸진 세종시에서 웬만한 젊은 공무원들이 갈 곳은 사실상 월세 밖에 없다. 젊은 공무원들이 "선배들이 특공 받아놓은 집에 후배 공무원들이 월세 내고 살게 생겼다"고 넋두리하는 이유다. 2030들의 입장에선 또 하나의 불공정이다. 요즘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갈라치기'가 공무원 사회까지 물들일 판이다.

공무원들의 주거 문제를 도와준 건 이들이 다른 일에 정신 팔지 말고 공무에 매진하는 게 국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엉터리 특공 물량을 받아간 조직에 대해서는 기존 법을 통해 이를 환수하고 단죄할 방법들이 충분하다. 이미 수차례 분양권 불법 전매로 처벌이 이뤄진 적도 있다. 앞으로의 특공 물량도 전면 폐지가 아니라 실거주 확인 강화와 매각시 시세차익 환수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특공으로 장난친 기관이 있다는 이유로 앞뒤 따지지도 않고 무작정 특공을 없앤다는 당정. 해경에 문제가 있으니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한 지난 정부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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