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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ESG'에 신음하는 기업들[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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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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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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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기업들이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착해져야 한다"고 안팎에서 난리다. 느닷없이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때문이다. 갑자기 사무실에서 종이컵과 프린트 용지가 치워지고 주말·공휴일에 봉사활동을 한다고 직원들을 닥달한다.

ESG 관련 전문가들은 이같은 해프닝들이 빚어진 이유에 대해 "ESG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연일 'ESG' 얘기가 나오지만 막상 우리 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잦다.

ESG는 말 그대로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와 관련한 각종 리스크, 즉 위험요인을 의미하는 용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좁은 의미에서의 재무적 리스크만 관리하면 충분했다. 좋은 제품·용역을 생산해 잘 팔고 자산 대비 부채 비중을 적절히 관리해서 성장성과 재무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 됐다. 주주와 채권자들이 기업에 원하는 것도 딱 그만큼이었다.

자본주의가 성숙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들이 잇따라 터졌다. 대규모 환경사고나 제조물 하자 등에 따른 집단소송, 불투명하고 부적절한 의사결정에 따른 경영실패 등이다.

이에 주주와 채권자 등 투자자들이 바뀌었다. 기존의 재무제표와 외부 감사보고서만으로는 기업의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투자자들은 기업에 새로운 정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비재무적 리스크 요인으로 분류됐던 것들까지 더한 총체적 리스크 요인들이 뭐가 있는지, 또 그 리스크들의 관리·해소·경감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나아가 새로운 리스크 환경에서 어떻게 기회요인을 발굴해 기업 가치를 장기 지속적으로 높여갈 수 있을 것인지를 밝힐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같은 비재무적 리스크 요소들이 ESG라는 세 글자로 요약됐다. 만약 그간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불거졌던 사건·사고들이 다른 모습으로 불거졌다면 ESG가 아닌 다른 단어가 쓰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ESG 경영은 자사, 혹은 자사가 속한 업종에 특유한 리스크를 파악해 이를 관리·해소·경감할 전략을 구상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나아가 총체적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의 기회요인 발굴도 ESG 경영에 포함된다. '착한 경영' '따뜻한 경영' 구호의 각종 활동이나 관련 보고서 발간 등은 ESG 리스크 경감·해소 및 관리를 위한 수많은 방편 중 하나일 뿐 이게 전부인 것으로 치부돼선 안된다.

ESG 컨설턴트들이 "CEO(최고 경영자) 등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중심으로 ESG 이슈를 관리하라"고 조언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봉사활동 확대나 종이컵·프린트용지 값 절약을 위해 CEO나 오너 조직을 만들라고 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리스크 관리 및 대응과 성장기회 모색을 위한 결단은 최고 의사결정기구만 가능하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국민연금·블랙록과 같은 대형 연기금이나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ESG 보고서 한 권을 받아내려고 ESG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기업·업종 고유의 리스크 요인을 얼마나 철저히 파악하고 대응하는지를 알고 싶어서일 것이다. ESG가 무엇인지를 알면 ESG가 달리 보인다.
'가짜 ESG'에 신음하는 기업들[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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