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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인사청문회[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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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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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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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청와대에서 광화문 네거리까지 거리는 약 2Km. 관가에선 개각이나 인사철만 되면 사람들이 그 2Km에 걸쳐 줄을 선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장·차관급 자리 등 요직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청와대를 향해 줄을 선다는 우스갯소리다. 하지만 몇년전부터 그런 얘기가 쏙 들어갔다. 이유는 간단하다. 청문회만 거치면 멀쩡한 사람도 만신창이가 되기 때문이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 모두의 과거가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에 공직에 나서길 꺼린다고 한다.

실제 모 부처의 경우 40명의 장관 후보군이 모두 거절했다. 물론 청와대가 만든 7대 검증(병역 기피,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음주운전, 성(性) 관련 범죄)에 걸려 자진 사퇴한 인사들도 많다. 오죽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회에 시정연설을 하러 갔을 때 여야 의원들을 만나 "좋은 인재를 모시기가 정말 쉽지 않다"며 "청문회 기피현상이 실제로 있다"고 토로했을까.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야당의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의 하소연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선 '야당 패싱' 장관급 인사가 33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이럴거면 인사청문회를 왜 하냐"고 비판한다. 결격 사유가 있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만인데 이런 '쓸모없는 청문회'를 해서 뭐하냐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책 검증을 해야할 인사청문회가 망신주기 쇼로 전락하는 등 역시 '쓸모없는 청문회'라고 항변한다.

여야가 바뀌면 상황은 달라진다. 민주당이 야당이었던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엔 지금의 국민의힘처럼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이 여당이었던 그 시절 지금의 청와대처럼 야당을 패싱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17명의 장관급 인사가 야당의 동의없이 임명됐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10명이 그랬다. 여야 진영에 따라 의미가 180도 바뀌는 게 대한민국 인사청문회의 현실이다.

법을 만들고 고치는 국회에서도 이런 상황을 잘 안다. 여야 의원들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인사청문 시스템을 손봐야한다"는 의견엔 동의한다. 실제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고, 앞으로 여야 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4주년 기자회견때 "적어도 다음 정부는 누가 정권을 맡든 더 유능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는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더욱 확실히 해야한단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가 7대 인사원칙에 만족할 게 아니라 철저한 도덕성 검증을 통해 인사를 내정해야 한다는 것. 제도를 탓하기 전에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이 우선이란 얘기다.

향후 국회가 인사청문회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누가 정권을 잡든 여야 모두 합의한 원칙을 세워야한다. '고위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제대로 검증했다'는 인사청문회의 결정만큼은 여야가 서로 인정하자는 원칙이 있어야한다. 인사청문회 의미가 지금처럼 진영에 따라 달라진다면 청문회의 쓸모는 더이상 없다.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인재들이 능력 검증을 받겠다며 적극 나설 수 있는 '쓸모있는' 인사청문회는 결국 국회가 만든다.

'쓸모없는' 인사청문회[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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