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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ESG, 투자 위험관리 차원에서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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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노성 혁신과규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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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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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칼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대기업을 넘어 스타트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ESG 가치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을 대기업에 권고했다. 민간투자사들도 조직을 신설하면서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연기금 평가지침에 ESG 항목을 추가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ESG 평가기준을 개발 중이다.

정작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사람마다 말하는 ESG가 다 다르고 기준도 불확실해서다. 자칫 또 다른 규제로 작용하면서 오히려 스타트업계에 짐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금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이것이 결코 기우가 아니다. 산업부의 ESG 용역사업에서 포스코가 A등급을 받았다. 철강산업은 탄소배출이 많아 환경(E)에 부정적이다. 생산방식을 변경하지 않으면 자칫 좌초자산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A등급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곽노성 혁신과규제연구소장
곽노성 혁신과규제연구소장
사회적 책임(S)도 혼란스럽다. 지난 14년 간 정부는 사회적 기업을 육성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모델을 벤처에 적용한 소셜벤처도 상황은 비슷하다. 수익창출이 금기시되고 투자자금 회수가 탐욕스런 행동으로 치부되면서 정부지원 사업의 하나로 전락하고 있다.

거버넌스(G)는 모호해지고 있다. 공정위는 외국인 지정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닌 쿠팡법인을 총수로 지정했다. 앞으로 플랫폼 기업들의 경제력 집중 논란이 커질 텐데 그때도 대표가 국적만 바꾸면 되는지 의문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ESG 투자 확대도 따지고 보면 모순투성이다. ESG를 비즈니스 모델에 어떻게 반영할지, 어떤 투자단계에서 반영할지는 스타트업별로 큰 차이가 있다.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경우라면 이미지 구축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 설계 초기단계부터 사회적 가치(S)를 고민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을 직접 상대한다면 노동법 준수만으로 충분하다. 거버넌스(G)도 상장까지 가려한다면 처음부터 고민을 해야 하지만 인수합병을 통해 엑시트(투자회수)를 할 거라면 그리 고민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ESG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은 투자위험 관리를 위해 ESG를 활용하고 있다. 이제 신재생 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이 대세다. 이 흐름을 거스르는 기업은 당장 수익이 나도 언젠가 망할 가능성이 높다. 인종문제도 기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전문경영인의 엄청난 스톡옵션도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투자자가 안정적 수익을 기대한다면 회사들이 이런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해야 한다. 자산운용사가 고객인 투자자에게 관련 회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다.

시장을 통해 ESG를 구현한다는 입장은 유럽연합(EU)도 다르지 않다. EU의 가장 중요한 ESG 정책은 정보공시다. 법 시행에 따라 이달 30일부터 5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대기업은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ESG 정보공시에 대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초 발표한 ESG정보공개 가이던스에 따라 2025년까지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2030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의무공시 시점이 너무 늦다는 주장이 있다. 옳은 말이다. 우리도 선진국 수준으로 일정을 당겨서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공시기준 확보다. 지금처럼 여러 부처가 각자 기준을 만든다고 될 일은 아니다. 기업의 자율공시를 활성화시키면서 많은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 그래서 ESG 중 어떤 요소가 기업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줘야 한다. ESG 관련 혼란스러운 정부 정책도 정리가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스타트업이 경제력 집중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앞으로 어떤 거버넌스 구조를 가져야할지 명확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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