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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바닥을 향한 경주'는 끝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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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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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0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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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위원
최준영 위원
'바닥을 향한 경주'라는 표현은 1990년대 이후 국가들이 기업과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벌이는 경쟁을 의미한다. 경제발전을 위해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세율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해왔다. 기업들은 투자를 미끼로 국가 간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더 유리한 곳으로 이동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바닥을 향한 경주는 개도국의 전유물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여력이 있는 선진국들에 더 유리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법인세율로 19%를 적용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경우 평균 9%에 불과했던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같은 디지털 인터넷 기업들의 급성장 역시 다른 의미의 바닥을 향한 경쟁을 촉발시켰다.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나 고용없이 각국으로부터 거두면서 세금 역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아일랜드와 같은 특정 국가에 납부하는 방식으로 납부의무를 회피하면서 높은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유렵연합(EU)을 기준으로 할 때 전통적 제조업은 23.2%의 실효세율을 기록했지만 디지털 인터넷 기업들의 경우 9.5%에 머물렀다. OECD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연간 1000억~2400억달러에 이르는 세금을 절세하는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바닥을 향한 경주는 점차 그 끝을 보이고 있다. 5일 런던에서 개최된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 회담에서 세계 각국이 법인세율을 15% 이상으로 유지하고, 다국적 기업이 사업을 하는 국가에서 이익의 10%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20% 이상을 세금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합의는 2019년 7월 개최된 G7 재무장관회의에서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과세방안을 2020년까지 도출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조치이다. 당시 G7 국가들은 디지털 경제에 부합하는 새로운 국가 간 과세권의 배분 기준을 도출해 수익이 발생하는 국가의 과세권을 강화함과 동시에 이들 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세율을 의미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2021년 15%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바이든행정부가 제안한 21%보다 낮은 수준이며, 대상 역시 금융부문을 제외한 100대 글로벌 기업과 '슈퍼'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적인 차원에서 기업과세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큰 변화를 예고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G20 국가 및 글로벌 법인세 협상에 참여하는 135개국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안과 시행시기는 늦어질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바닥을 향한 경주는 일단락되는 셈이다. 디지털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와 같은 조치는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이미 영국 및 EU 국가에서 시작된 디지털과세를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오히려 유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글로벌 과세라는 새로운 변화 속에서 우리는 G7의 합의가 우리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고민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우리의 과제는 '대응'이 아니라 앞으로 있을 G20을 비롯한 논의과정에서 세계 최고의 디지털 국가 입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 돼야 하며 동시에 이번 합의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개도국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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