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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판] 담배사려고 '중년 등산객' 변장한 고교생, 신분증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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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희 법률N미디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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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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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편의점 아르바이트(알바)생인 A씨. 근무 중이던 어느날 매장으로 한 남성이 들어와 담배를 달라고 합니다. 등산복 차림에 손에는 야광봉까지 들고 있는 손님의 모습은 영락없는 중년 남성 등산객이었습니다. A씨도 무심코 담배를 건네려다 혹시 모른단 생각으로 남성 손님에게 신분증을 요청했는데요. 손님은 욕설을 퍼붓고 가게를 나가버렸습니다.

수상한 손님 태도에 이상함을 느낀 점주는 그의 뒤를 밟았습니다. 손님은 가게를 나서자마자 화장실로 향했는데요. 몇 분 뒤 등장한 건 중년 남성이 아닌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담배를 너무도 피우고 싶었던 B군이 등산객 차림으로 완벽 변장을 한 뒤 호기롭게 담배 구매에 도전했다 실패한 겁니다.

◇'회심의 변장'에 속아 담배 팔았다면

A씨가 B군의 변장에 깜빡 속아 담배를 팔았다면 알바생임에도 처벌을 받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청소년에게 주류나 담배 등의 청소년유해약물을 판매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보호법 제28조) 그 신분이 편의점 사장님이든 알바생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담배 판매에 앞서 항상 신분증을 검사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사진 속 B군처럼 성인처럼 보이기 위해 변장을 하거나 아예 신분증 자체를 위조해 제시하는 미성년자도 더러 있습니다. 청소년이 담배를 구입하기 위해 판매자를 작정하고 속였다면 어떻게 될까요?

청소년 대상 담배 판매로 적발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만 이 규정은 고의범, 즉 담배를 사는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알았던 피의자에게만 적용됩니다. 즉 청소년이 처음부터 알바생을 속일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알바생이 실제로 이에 속았다면 면책됩니다.

문제는 담배를 판매한 업소의 점주가 받게 될 행정처분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방자치단체는 고의와 상관없이 일단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경우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영업정치 처분을 내려왔습니다. 처음 적발되면 영업정지 2개월, 2차 적발되면 영업정지 3개월, 3차 적발 때는 허가취소와 같은 식입니다.

위조 신분증으로 담배를 구매해놓고 "미성년자 상대로 담배 판 것 찌르겠다"며 점주를 되레 협박하는 등 법을 악용하는 청소년들의 모습도 종종 포착되곤 했습니다. 이런 맹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담배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됐는데요.

담배 가게 점주 또한 청소년의 기망행위나 협박으로 인해 담배를 팔았다면 사정을 참작해 영업정지 처분을 면제받습니다. 선량한 자영업자들의 무고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단 불기소 처분이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을 때만 가능하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담배사려는 학생 본인은 처벌 안 받나

일각에서는 담배 구매를 시도하는 미성년자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미성년자의 음주 및 흡연을 처벌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담배 구매를 위해 가짜 신분증을 만들기 위해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 타인 주민등록증을 도용했다면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B군처럼 옷과 소품으로 단순 변장만 한 행위는 처벌이 어렵습니다.

2018년엔 담배 구입 청소년에겐 단순 훈방 조치를 넘어 학교장과 부모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하거나 사회봉사, 심리치료 및 특별교육이수 등의 벌칙을 주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성년자가 청소년유해물질을 구매하면 이를 판매한 업주뿐 아니라 미성년자에게도 죄를 묻습니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의 대다수 국가들은 한국과 같이 판매한 성인만 처벌받도록 돼있습니다. 아직 유해물질 선택과 구매에 있어 통제할 능력이 부족한 미성년자보다는 법적 행위능력을 완전히 갖춘 성인이 법적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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