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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켜주세요" vs "추우니 꺼주세요"…난감한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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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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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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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종로구를 지나는 버스 안. 승객과 버스기사 사이 실랑이가 벌어졌다. 에어컨이 작동 중인 버스에서 한 승객이 창문을 열면서다. 버스기사는 "창문을 열면 온도가 올라가 다른 분들이 더워하신다"며 창문을 닫아 달라고 했으나 승객은 "에어컨 바람이 너무 춥다"며 거부했다. 결국 기사는 잠시 버스를 세워 둔 뒤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직접 닫았다.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대중교통의 '온도전쟁'이 다시 돌아왔다. 승객마다 체감하는 온도가 달라 대중교통 기사들은 하루에만 수십건 이상의 온도 관련 민원을 받는다. '덥다'는 승객이 있어 온도를 낮추면 이내 '추우니 에어컨을 꺼달라'는 요구가 들어온다. 기사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쉰다.



온도 낮추면 '춥다' 온도 올리면 '덥다'…난감한 대중교통 기사들


 2호선 전동차 객실 내부 모습. / 사진 = 서울교통공사 제공
2호선 전동차 객실 내부 모습. / 사진 = 서울교통공사 제공

1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에 접수된 고객센터 불편민원 71만2058건 중 냉·난방 민원(37만 4873건)은 52.6%로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했다. 대중교통 회사들이 가장 많이 받는 요구가 온도 관련인 셈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실내온도 규정을 여름철 25~26℃, 겨울철 18~20℃ 등으로 정해두고 이에 맞추고 있지만, '온도를 조절해 달라'는 승객민원은 끊이지 않는다.

버스는 관련 실내온도 규정이 없거나 회사마다 달라 문제가 더 심각하다. 기사가 감에 의존해 온도를 조절하더라도 승객의 요구를 받을 때마다 냉방 여부를 바꿔야 해 사실상 정해진 온도가 없다.

5년째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이모씨(42)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하루에도 '온도를 조절해 달라'는 승객들의 요구를 수십번 이상 받을 때가 있다"며 "덥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 에어켠을 켜면 '추우니 꺼달라'는 분들이 있고, 에어콘을 끄면 '더우니 강하게 틀어달라'는 요구가 들어와 기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지하철은 25℃, 버스는 몇 ℃?…통일된 규정 없는 '대중교통 온도'


5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1.4.5/사진 = 뉴스1
5일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1.4.5/사진 = 뉴스1

실제로 기자가 서울 지하철과 광진구·종로구·중구를 운행하는 버스 등 대중교통 6개를 이용한 결과 저마다 모두 온도가 달랐다. 지하철은 반팔을 입었을 때 다소 쌀쌀하다고 느낄 정도의 온도가 유지됐지만 종로구를 운행하는 버스는 에어컨이 켜져 있는지 모를 정도로 약하게 냉방이 유지됐다.

서울 중랑구의 한 버스회사 관계자는 "약냉방칸을 이용하면 되는 전철과 달리 버스는 도로 일조량에 따라서도 온도가 바뀔 수 있어 수시로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여름이니 만큼 덥다는 승객을 위해 우선적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냉방이 너무 강하다'는 승객이 한 분이라도 있으면 무시할 수 없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온도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통일된 지침이 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은 자체적으로 온도 기준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으나 세부 내용은 모두 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1년부터 공공 기관의 실내 온도를 하절기 28℃ 이상, 동절기 18℃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규정을 만들었으나 대중교통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은 7~8월에는 온도를 25℃, 약냉방칸은 26℃ 로 만들고 수시로 안내방송을 하는 등 온도 규정이 있다"며 "홍보물이나 안내활동을 통해 사전에 고객들이 규정을 인지할 경우 민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있어 포스터 등을 통해 규정을 알릴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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