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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핑]'국민연금 도둑'으로 몬 5900억 평가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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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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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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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이재용, 물산합병 쟁점 분석 ](6)이재용을 덫에 빠트린 국민연금 5900억 손실 오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우리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을 댔을까? 아니면 잘못된 오해일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슈 관련 여섯 번째 쟁점으로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지원하면서 '5900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는 주장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볼까 합니다.

국정농단 사건 과정에서 전국민의 공분을 산 뉴스 중 최고는 국민연금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면서 '국민의 노후자금인 연금에 59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보도였는데요. 이 보도로 이 부회장은 국민의 노후 자금에 손댄 '나쁜 사람'으로 각인됐고, 그 어떤 항변도 그 이후엔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국민연금 5900억원 평가손실'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여러분은 믿으시겠습니까? 이 보도는 사실과 다른 통계를 잘못 해석한 오보라는 것을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인 2016년 11월 20일 재벌닷컴이라는 대기업 통계 데이터 업체의 잘못 추출한 데이터를 인용한 한 언론사로부터 시작됐는데요. 당시 재벌닷컴의 자료를 인용한 언론사는 합병 전과 후의 자산평가손익을 계산하면서 국민연금은 보유주식의 일부를 매각한 후 남은 주식가치로, 이 부회장은 보유주식에 추가로 매입해 늘어난 가치를 토대로 수익률을 비교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후 상황을 비교해보면 국민연금은 합병 직전인 2015년 6월 30일 기준 제일모직 1조 638억원과 삼성물산 1조 412억원 등 총 2조 1050억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1년여 후인 2016년 11월 17일 종가 기준(보도와 달리 실제는 11월 18일 종가 13만 8500원 기준임)으로 얼마나 갖고 있나 보니, 통합 삼성물산 1조 5186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어서 평가손실률이 27.86%, 평가손실이 약 5900억원이라고 잘못 보도한 겁니다.

왜냐하면 국민연금은 그 사이에 주식 총 3712억원 어치(총 357만여주)의 삼성물산(185만 311주), 제일모직(137만2868주), 통합 삼성물산(34만9314주) 주식을 팔았기 때문입니다. 3712억원치를 판 것을 3712억원 손해를 본 것으로 잘못 계산한 것입니다.

따라서 평가시점의 가치는 1조 5186억원이 아니라 중간에 매도한 주식의 가치 3712억원을 합한 약 1조 8897억원이 돼야 합니다. 평가손실액은 5900억(-27.86%)이 아니라 2153억원(-10.2%)이 맞는 것입니다.

같은 기간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합병 전(제일모직 보유분, 3136만9500주) 4조 9091억원에서 합병 후 4조 5254억원(통합 삼성물산 3267만 4500주)으로 국민연금보다 훨씬 적은 7.82%(3837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는데요.

사실 이 부회장도 그 중간 시기인 2016년 2월 29일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통합 삼성물산 주식 약 1997억원(130만 5000주)를 매입했습니다. 보유자산이 약 2000억원이 늘었는데, 이것을 이익으로 계산하는 실수를 저지른 겁니다.
추가 매입한 130만 5000주(1997억원)를 뺀 3136만여주(4조 3447억원)의 가치를 비교하는 게 정확한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이 부회장의 평가손실은 5644억원(손실률 -11.5%)이었습니다.

이 부회장의 평가손실액이 국민연금의 약 3배(2.6배)가 되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밀어줘 59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이 아니라, 이 부회장이 56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이 정확한 통계입니다.

당시 보도는 이 부회장의 손실액은 더 줄이고, 국민연금의 손실액은 부풀려 마치 합병 찬성으로 국민연금이 큰 손실을 본 것처럼 오도해 이 부회장을 '국민연금 도둑 프레임'에 가뒀습니다.

당시 국민연금이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하락분은 업종 평균 하락률(건설업종지수는 22.39%, 서비스업종 지수는 14.69% 하락)보다 덜했습니다.
당시 재벌닷컴 대표는 이같은 통계 오류에 대해 인정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수정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아 여전히 잘못된 통계 내용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8월 7일 열린 국정농단 결심공판에서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제가 그걸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로, 정말 억울합니다"라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오보의 덫에 빠져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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