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에어택시'에 꽂힌 美항공사들

미국 아메리칸항공(AA)이 전기 비행택시(에어택시) 스타트업인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에 2500만달러(278억원)를 투자하고 에어택시 250대를 선주문하기로 했다.

우버의 수직 이착륙 비행차량(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afp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사와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에어택시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서는 가운데 아메리칸항공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에어택시는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가 필요한 일반 항공기와 달리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전기 항공기다. 나는 자동차란 뜻의 '플라잉 카'(Flying car)로도 불린다. 혼잡한 도시 내에서 탑승이 용이해 미래의 교통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2018년 에어택시 시범 비행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WSJ은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말 항공기 VA-X4의 첫 번째 시범 비행을 수행한다"며 "아메리칸항공의 주문 실행은 규제기관의 해당 항공기 승인 여부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VA-X4가 승객 4명과 조종사 1명이 탈 수 있는 에어택시로, 시속 200마일(321km) 속도로 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기관의 승인이 나면 2024년에 상업 운용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메리칸항공뿐만 아니라 항공기 임대업체인 아발론이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에 최대 310대 항공기 사전주문에 190대 추가 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고, 버진 애틀랜틱도 50~150대를 구매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내 승객 유치와 인프라 개발과 관련해 아메리칸항공과 협력하고, 영국의 버진 애틀랜틱과도 합작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항공사들의 전기 에어택시 투자 및 주문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항공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평했다.

데이비드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비행기 제조업체들이 기존의 헬리콥터를 대체하는 동시에 소음과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전기 에어택시) 기회를 받아들이면서, 투자를 계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캘훈 CEO는 "도시 내 헬리콥터 시장은 에어택시로 가능한 한 빨리 교체되길 바란다"며 "이 시장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인 엠브라에르가 '플라잉카'를 200대 선주문받는 등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WSJ은 "코로나19(COVID-19) 이후 주춤했던 여행 시장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며 "이번 움직임은 항공업계 전환의 신호탄 중 하나. 항공사들은 이번 여름에 다시 돈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