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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21원으로 정리매매…국내상장 중국기업의 '고의 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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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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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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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국내 상장 중국기업 에스앤씨엔진그룹 (21원 상승5 -19.2%)(이하 에스앤씨)이 지난 11일 정리매매를 마쳤다. 오는 14일 상장폐지된다. 2009년 상장한 이후 12년만이다. 에스앤씨엔진그룹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주주 제안에도 응하지 않아 '고의적인 상장폐지'를 한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들의 몫이다. 에스앤씨 지분의 50% 이상이 개인 투자자들이다. 상장 초반 탄탄한 재무환경과 미래 성장성에 에스앤씨에 투자했다. 누구의 책임일까. 일각에서는 불성싱한 공시를 한 본사만큼이나 이를 감시하지 못한 한국거래소의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때 8000원까지 올랐던 에스앤씨…21원으로 정리매매 마감


지난 11일 에스앤씨는 전 거래일 대비 5원(19.23%) 떨어진 21원으로 마감했다. 정리매매 마지막 날이다. 에스앤씨는 지난 3일 정리매매 첫날 76.1% 급락했다. 거래정지 전 197원이었던 주가는 순식간에 47원으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1원으로 마감했다.

정리매매 기간 수급을 살펴보면 첫날 개인이 2억원 순매수, 외국인이 1억6800만원 순매도했다. 정리매매 기간 총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이 2300만원, 외국인이 7700만원 순매수했다. 상한가가 없는 정리매매 기간에는 통상 투기세력들의 매매로 급등락하지만, 에스앤씨는 꾸준히 하락했다.

정리매매 전 알려진 에스앤씨의 자회사 매각 소식 때문이다. 지난 2일 중국 정부기관 'NECIPS'(국가기업신용공시통계)에 따르면 에스앤씨는 지난해 9월 중국 생산 자회사인 △복건성강시산리엔진유한공사(산리엔진) △진강시청다기어유한공사(청다기어)를 매각했다.

해당기업은 에스앤씨의 매출이 발생하는 유일한 자회사다. 두 자회사를 매각하면서 에스앤씨는 사실상 껍데기 회사가 됐다. 중요한 건 이같은 매각 사실이 전혀 공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지난해 3분기 기준 분기보고서에는 해당 기업이 에스앤씨 자회사로 표시돼 있었다.

지난해 3월 중국 환경보호국의 주요 자회사 영업중지 결정과 사업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거래정지 상태에 놓여있던 에스앤씨는 결국 논란만 남긴 채 별다른 조치없이 상폐에 놓였다.


의결권 때문에 벌어진 고의상폐 논란…개인 투자자들만 피해


에스앤씨 상폐를 두고 업계에서는 고의상폐 얘기가 나온다.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이 주로 쓰던 방식이다. 고의상폐를 주장하는 논거는 2대 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이다.

우선 에스앤씨 지분 구조부터 살펴보자. 애스앤씨 최대주주는 천진산 대표로 지분 20.12%를 갖고 있다. 여기에 천궈웨이(3.38%), 천진청(0.39%), 천리군(0.39%) 등 우호지분을 더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4.28%가 된다.

2대주주는 싱가포르 투자회사 ICM리서치가 소유한 퍼머넌트뮤츄얼로 지분율 17.74%다. 이외 59.39%는 지분율 5% 이하 소액주주들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2019년 12월 9일 퍼머넌트뮤츄얼과 맺은 주식 담보제공 계약 때문이다.

천 대표는 퍼머넌트뮤츄얼로부터 에스앤씨 주식 1만8322만44주(지분율 14.8%)를 담보로 500만달러(약 60억원)를 차입하는 계약을 맺는다. 담보권을 실행할 경우 퍼머넌트뮤츄얼은 천 대표의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얻는다. 최재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실제 퍼머넌트뮤츄얼는 지난해 초 주가 하락을 이유로 담보권 실행을 검토했다. 이후 우연하게 중국 환경보호국의 자회사 영업정지 조치가 나왔다. 국내 에스앤씨 주식 거래는 정지되고 퍼머넌트뮤츄얼의 담보권 실행도 막혔다. 이후 에스앤씨는 보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상장 기간 BW·유상증자 적극적…자금 사용처는 아무도 몰라


에스앤씨는 상장 기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 이후 1년 남짓 지난 2010년 12월 15억원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시작으로 2012년 7월 250억원 규모의 BW 발행, 2016년 50억원, 2018년 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문제는 해당 자금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외국기업들은 공시대리인을 통해 자국내 사업 현황을 공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시대리인에게 공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권한이 없어 투자자들이 현지에 가지 않는 이상 사실확인 어렵다.

에스앤씨 투자자들이 가장 큰 불만을 토로한 점도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국내 투자자와 2대주주인 퍼머넌트뮤츄얼은 이번 상폐와 관련해 에스앤씨 측에 수차례 답변을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에스앤씨는 주주총회를 열겠다던 약속도 저버렸다.


거래소, 외국기업 감시의무 소홀…청산자산에 대한 설명 부족


이번 고의 상폐와 관련해 책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국내 상장 외국기업에 대한 거래소의 감시가 소홀하지 않았냐는 불만이 접수된다. 거래소 국제화를 위해 외국기업 상장을 유치했던 거래소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탓에 이같은 고의 상폐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손만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은 지난 1월 외국기업에 대한 공시의무를 강화했다. 기존에 총 부채와 총 자본 정도만 기입했으면 됐을 사업보고서를 구체적인 현금보유액과 유동자산 등 현금창출능력 부분을 세세하게 공시하도록 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6월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을 개정하면서 이전까지 SPC(특수목적법인) 형태로도 가능했던 외국기업 지주사 상장을 지주사가 한국에 소재한 경우에만 허용하도록 강화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개정안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상장 외국기업 전체 24개 중 21개가 2019년 이전에 국내 시장에 상장했다. 분쟁 요건이 발생하더라도 국내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구제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국내 상장기업과 달리 외국기업의 경우 상폐 이후 청산자산을 회수할 수 없다는 점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매출이 발생하는 자회사들이 역외에 있는 외국기업의 경우 상폐를 하더라도 채권자나 주주들이 법적으로 청산자산을 챙기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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