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위해서라면"…'사랑꾼' 할아버지의 세상 하나뿐인 벤치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관절염을 앓는 아내를 위해 산책길에 직접 만든 벤치를 놓아둔 스페인의 한 할아버지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진='MatiaFundazioa' 트위터

관절염을 앓는 아내의 산책길에 직접 벤치를 설치한 스페인 할아버지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스페인 북서부 마을 아에스트라다에 사는 마누엘 소우토(남·82)는 최근 아내 마리아 소우토(79)를 위해 손수 벤치를 만들고, 아내가 다니는 산책길에 가져다 놓았다.

아내 마리아는 매일 아침마다 산책에 나서지만, 관절염을 앓고 있어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하지만 산책길 중간에 쉴 만한 장소가 없었던 탓에 마리아는 늘 힘들어 했다. 마누엘이 지역의회 측에 벤치 설치를 요청했지만 소용 없었다.

마누엘은 포기하지 않았다. 의회가 나서지 않는다면, 혼자서라도 벤치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그는 인근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상품) 상점으로 향했다.

상점에서 목재를 구입한 마누엘은 집으로 돌아와 톱질을 시작했고, 곧 아내를 위한 단 하나뿐인 벤치가 탄생했다. 그는 지역 언론 인터뷰를 통해 "벤치를 만드는 데 30분가량 걸렸다"며 "톱질하고 못질하는 정도의 문제라 바로 끝냈다"고 전했다.

마리아가 다니는 산책길 인근의 상점 주인은 가게 밖에 벤치를 두는 것을 허락했고, 벤치는 하룻밤 사이 설치됐다. 깜짝 선물을 받게 된 아내는 남편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랑스러운 사연이 알려지며 벤치는 지역의 명소가 됐다. 마누엘은 휴식이 필요한 이들이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벤치에 "노인들을 위해 사려깊게 생각해달라"는 글귀도 새겨넣었다. 일부 주민은 맞춤법이 틀렸다고 지적했지만, 마누엘은 "나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평생 일만 했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의 몇몇 이웃이 '벤치를 더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지만, 마누엘은 단칼에 거절했다. "난 딱 하나만 만든다. 내 아내를 위해서"라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