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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낯선 날씨'에 대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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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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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 정말 이상하지 않아?"

예고 없는 비와 종잡을 수 없는 기온 탓에 요즘 대화에서 빈번하게 '낯선 날씨'가 화제로 오른다. '이상한 날씨'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대만에는 반세기 내 최악의 가뭄이 닥쳤고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평년보다 더운 봄을 겪었다. 기후위기가 일상에 와닿을 만큼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는 이미 오래전부터 발신돼왔지만, 올해가 다른 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논의가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G7(주요7개국)은 지난 5일 폐막한 재무장관 회의에서 기업들의 기후 관련 정보 공시 의무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G20의 금융안정위원회가 만든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테스크포스)의 권고를 기반으로 해서다. 시한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곧 G20 차원의 의제가 될 수 있다.

기후 위험과 관련한 중앙은행 차원의 논의도 늘어났다. 이달 초 국제결제은행 주최로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 최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그린스완' 컨퍼런스가 열렸는데, 이 컨퍼런스에서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남긴 발언이 눈에 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후 문제로 인해 특정 섹터·발행자의 채권 매입을 결국 제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탄소배출이 많은 기관의 채권을 ECB가 매입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불과 반년 전 '시장중립성'을 이유로 이 방안에 보수적이었던 것과 달라진 입장이다.

11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각국 정부 차원의 논의는 앞으로도 빠르게 전개될 것이다. 기업과 관련한 역사적인 뉴스도 이어진다. 엑손모빌 이사회에 기후대응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 측 인사 3명이 입성했고, 헤이그법원은 로얄더치쉘에 탄소배출량을 더 줄이라는 판결을 내리며 제소한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줬다.

이미 세계적인 기후변화대응 논의는 '어떻게'의 단계로 넘어간 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에서 앞다퉈 나오는 기후 관련 뉴스를 보면 이에 비해 한국에서의 공론화가 더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이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는 첨예한 의제인 데다 막대한 비용 투입도 불가피하다. 그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까다로운 문제다. 기후대응과 관련한 현실적인 논의가 확산돼 국제적 흐름에 쫓기듯 동참하거나 준비되지 않은 대응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권다희 기자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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