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직원'으로 회사 자금 빼돌려 유용…전 코스닥 대표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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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본인이 실소유한 회사에 허위 직원을 등록한 뒤 급여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것으로 꾸며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상장폐지된 회사 자금을 유용한 전 코스닥 상장사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철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코스닥 상장사 대표이사 이모씨(57·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씨는 서울 구로구에 본사를 둔 유·무선 통신중계기 제조·판매업체 A사의 대표였다. A사는 지난 2001년 12월 코스닥에 상장 후 2015년 10월 상장폐지됐고, 약 10개월 뒤인 2016년 8월 폐업했다.

이씨의 범행은 상장폐지가 임박했던 지난 2015년 1월26일부터 시작된다. 지난 2004년 A사의 통신설비 유지·보수 사업 부문을 분리해 B사를 설립해둔 이씨는, B사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사람들을 직원인 것처럼 허위 등재한 후 급여를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B사의 자금을 횡령했다.

처음에는 105만6000원을 급여 명목으로 송금했으며, 그 후 2017년1월까지 총 1억100만9000원을 송금했다. 이 돈은 구로구, 송파구 등에서 인출돼 이씨의 개인 용도로 쓰였다.

또 지난 2016년4월 A사의 회생절차 폐지가 결정되자 채권자들로부터 채권 추심 등을 회피하기 위해 A사 법인계좌에 있던 1억9000만원을 A사 직원에 이체했다가 다시 돌려받았다. 돌려받은 돈 중 4600만원은 이씨의 개인 용도로 사용됐다.

이외에도 이씨는 자신의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A사의 주식 268만7695주(발행 주식 총수의 33.6%) 중 세차례에 걸쳐 총 84만3191주를 장내 매도해 보유 주식 비율이 10.54%가 변동됐음에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법인 주식 총수의 5% 이상 대량보유할 경우, 해당 법인 총 주식의 1% 이상이 변동된 경우 그 날로부터 5일 이내에 금융위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이씨는 재판에서 B사는 설립 때부터 계속 지배·운영해온 회사가 아니라고 했다. 지난 2013년까지 B사의 전체 주식 중 85% 이상을 고모인 C씨와 보유하긴 했으나, 이후 C씨와 지인에게 양도했다는 것이다. 또 개인 용도로 쓰였다는 돈은 A·B사의 업무 처리를 위해 사용했으므로 업무상 횡령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B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D씨를 B사의 경영지원팀장으로 채용하며 자금을 총괄하도록 하고, D씨 명의 계좌에 입금된 돈의 입출금을 지시하는 등 실질적 소유주로 봤다.

또 A사 명의 계좌에 있던 자금을 직원 계좌를 거쳐 A사의 다른 명의 계좌로 이체 후 현금과 수표로 인출해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한 점, 4600만원이 현금화된 후 상당 기간이 지나서야 사용된 점을 비춰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행 수법, 횡령 기간, 횡령 금액,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보고의무를 위반한 거래의 규모 및 횟수 등에 비춰 죄책이 중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자본시장법 위반죄를 인정하는 점, 벌금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의 양형조건을 참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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