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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칼휘두르는 업비트…너무나 빈약한 상폐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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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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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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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칼휘두르는 업비트…너무나 빈약한 상폐근거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투하한 '상장폐지' 폭탄이 코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결제수단으로 입지를 강화하며 큰 폭으로 오른 페이코인을 포함해 30개 코인이 우수수 폭락했지만 상폐근거는 지나치게 빈약하다.

업비트는 단 1장에 불과한 거래지원 종료 정책으로 코인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금융당국도 상장 및 상장폐지 관련한 근거는 법령에 규정돼있지 않아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상폐조치는 9월 특정금융정보법 신고에 따라 거래소 사업자심사에 걸림돌이 되는 잡코인을 정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가운데 5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코인이용자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5개 상장폐지, 25개 유의종목…'복붙' 상폐근거


/출처=업비트
/출처=업비트

업비트는 지난 11일 역대 최대규모인 25개 코인에 대해 유의종목 지정, 5개 코인에 대해선 원화시장에서 상장폐지하겠다고 기습 발표했다.

유의종목에 지정된 코인은 코모도, 애드엑스를 포함한 25개로 대부분 발표 직후 40%대로 폭락했다. 원화시장에서 상장폐지가 예정된 페이코인은 30%대 폭락한 이후 14일 다시 30%대 급등하는 등 큰 변동성에 노출됐다.

이번 조치로 약 3조원 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상폐근거는 민망할 정도로 빈약하다. 업비트는 공지사항을 통해 유의종목 지정사유로 △팀역량 및 사업 △정보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역량 △글로벌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25개 코인 모두 동일한 근거로 공지사항을 통해 구체적인 상폐이유를 확인할 수 없었다. 게다가 프로젝트 측에 고작 1주일의 소명기간을 부여하며 사실상 상폐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비트가 그동안 유의종목에 지정한 대부분 코인들은 상폐를 면하지 못했다.


◇A4용지 단 1장에 코인목숨 '왔다갔다'


'업비트 가상자산 거래지원 종료 정책' 일부 발췌/출처= 업비트
'업비트 가상자산 거래지원 종료 정책' 일부 발췌/출처= 업비트

업비트 측이 밝힌 '가상자산 거래지원 종료정책'은 A4용지 단 1장에 불과하다. 7가지 사유를 나열했지만 들여다보면 거래소가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이중 △가상자산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인 경우 △가상자산에 대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계속적으로 접수되는 경우 등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여지가 큰 근거들도 확인됐다.

심지어 원화시장에서 상장폐지된 5개 코인들에 대해선 '원화마켓 페어유지를 위한 내부기준 미달'이란 단 한줄 설명이 전부였다. 업비트 관계자는 "페어유지 여부를 위한 평가항목은 유의종목 지정 시와 동일한 평가기준이 적용됐다"며 구체적인 내부기준 설명은 없었다.

퀴즈톡 측은 14일 오후 공시플랫폼 '쟁글'을 통해 이번 페어삭제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퀴즈톡은 "업비트 측이 합당한 사유와 정당한 절차없이 단행한 원화 페어 삭제에 대해 엄중한 항의를 한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보다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을 통해 퀴즈톡 투자자 분들의 권익과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을 약속 드리겠다. 아울러 업비트측으로부터 추가 내용이 확인대는 대로 신속히 공지 하겠다"고 밝혔다.

업비트 내부엔 상장 및 거래지원 종료를 심사하는 위원회가 있지만 회사 측은 이는 대외비로 어떠한 정보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만 내놨다. 위원회 구성도, 구체적인 절차도 알려지지 않는 '깜깜이' 심사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엉망으로 상장해놓고 그동안 수수료를 챙기더니 이제 자신들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리자르기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의 시장감시기능이 없을 때 시장이 얼마나 도덕적 해이를 보여줄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위 "할 수 있는게 없다"…'막무가내' 상폐 막을 수 없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문제는 이같은 일이 연말까지 계속해서 벌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가상자산 주무부처인 금융위도 손을 놓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업자를 규율하는) 특금법 상 상장·상장폐지 등과 관련한 규정이 아무것도 없다"며 "저희가 법령에 없는 시장관리까지 할 경우 역으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다만 "현재 가상자산 관련 업권법들이 나와있는데 그곳에서 틀을 잡는 식으로 가야할 것 같다"며 "상장 문제도 인식은 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법안심사 과정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상장폐지 관련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투자자보호와 시장관리 등 측면에서 시장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다.

만약 상장사에 영업정지, 대규모 횡령·배임 등 실질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2주간 검토를 거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받는다. 심의 이후에도 회사 측이 적극적인 개선계획을 갖고 오는 경우 1년 범위 내에서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등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장폐지 심사에 들어간다.

상장폐지 결정 이후 프로젝트 측에 단 1주일의 소명기간을 제공하고, 심지어 그 기간동안 거래를 가능케 해 극심한 변동장을 방치하는 가상자산 거래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가상자산 투자자가 무려 5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투자자보호를 위한 상장·상장폐지 근거와 관련 절차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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