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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 FDA의 전향적인 용기에 박수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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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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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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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대표
이정규 대표
지난 6월7일, 18년 만의 새로운 치매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일반명 '아두카누맵')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열광하는 측과 비판하는 측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논쟁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바이오젠은 전통적으로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중추신경계 질환에 강점이 있는 대형 바이오테크 회사로 지난 10여년간 치매 치료제 개발에 전력투구한 회사다. 또한 공동개발사이자 일본 회사인 에이자이(Eisai)는 치매 치료제로 첫 블록버스터인 '아리셉트®'(일반명 '도네페질')의 원개발자다. 두 회사의 치매 치료제 개발에 대한 집념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치매(즉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전세계적으로 2018년 기준 약 5000만명이 있고, 미국의 경우 약 600만명이 있다. 2016년 치매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65만명이 노인성 치매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하면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에 허가받은 '아두헬름'은 환자의 뇌에 지속적으로 축적돼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여기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로 뇌 속에 있는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해줌으로써 질병의 주요 증상인 인지능력 저하를 막아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주장이다.

그런데 왜 논란이 가열되는 것일까.

'아리셉트' 등이 증상을 완화해주는 것에 비해 질환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해줌으로써 좀 더 근원적인 치료가 될 것으로 믿었기에 바이오젠뿐 아니라 로슈, 일라이릴리 등 다수의 대형 제약회사가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체 개발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증에서는 효과를 보기 어려워 점점 초기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게 됐다. FDA도 치매 치료제 개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지하고 허가 기준을 △인지능력 개선 △행동능력 개선이라는 두 가지 지표 중 한 가지만이라도 개선하는 약물이면 허가해줄 수 있다는 전향적인 규제방침을 2018년 발표했다.

결국 허가규정의 완화는 제약회사들의 연구·개발을 더욱 촉진했고 그 이후 치료제 임상들은 입증이 용이한 초기 환자들의 인지능력 개선에 집중됐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임상3상에서 베타아밀로이드를 상당 부분 제거했음에도 인지능력은 의미있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이번 바이오젠 '아두헬름'의 임상3상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즉 베타아밀로이드는 제거했는데, 질병의 증상인 인지능력 저하는 막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이다. 이로 인해 수십 년간 믿어온 '아밀로이드 가설', 즉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되면서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고 악화한다는 가설에 대해서도 학계와 제약산업계에서 의문을 던지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2020년 12월 개최된 FDA 자문위원회는 '아두헬름'의 데이터를 검토하고 만장일치로 허가를 내주지 말 것을 FDA에 권고했다.

그런데 FDA는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을, 비록 인지능력 개선 효과는 임상을 통해 증명되지 않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의 감소 정도로 볼 때 앞으로 연구에서는 '인지능력 개선'의 가능성이 충분히 예측된다는 논지에서 조건부 허가를 내준 것이다. (참고로 신속허가는 조건부 허가며, 후속 임상을 통해서 인지능력 개선을 입증하지 못하면 허가가 취소된다는 의미다.) 한편 이 결정에 반대하는 자문위원 중 3명이 공개적인 사퇴성명을 발표하면서 FDA의 결정을 비난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첫째, FDA가 지난 몇년간 치매치료제의 현실적 어려움을 수용하면서, 현시점에서의 가능한 방안들을 산업계와 적극적으로 대화한 면은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얼핏 보면, 무책임한 "규제완화"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는 "증가하는 치매환자들과 주변의 환자 보호자들의 고통"에 반응하여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약물을 허가하겠다는 환자 중심의 노력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필요에 반응하면서도 동시에 과학적 근거와 법적 근거를 조화시키려는 FDA의 노력은 진정 전향적이다.

둘째, 회사의 명운을 걸고 치매 치료제에 매진한 바이오젠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바이오젠이 몇년 전 임상결과가 발표 될 때 실망하는 투자가들과 업계 관측자들은 "무모한 바이오젠의 도박"으로 보았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끈질기게 데이타들을 재분석하면서 노력하였다.

이번 결정으로 치매치료를 위한 제약-바이오업계의 투자는 속도를 낼 것이다. 어찌 보면 허가 기준이 낮추어 졌다는 것이 명확하게 확인되었기 때문에 제약회사 및 바이오텍 회사들은 더욱 치매 연구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달려들 것이다.

아마도 FDA는 이러한 허가 연구개발 촉진 더 좋은 치료제의 개발 허가와 같은 선순환을 기대하고 전망하면서 "논란이 일 것이 분명한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추측이다. 이러한 선순환이 시작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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