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과로사 막으려"…전북 택배노동자 '상경 투쟁' 예고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관계자들이 1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서울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뉴스1) 이지선 기자 = 더 이상의 과로사를 막기위해 파업에 나선 전북지역 택배노동자들이 이번엔 '상경투쟁'을 예고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전북지부는 14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택배사는 택배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적합의를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노조에 따르면 파업에 참석한 전북지역 택배노동자들은 지난 7일부터 분류작업을 거부하고, 9일부터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전북지역 1700여명의 택배노동자 중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노동자는 모두 260여명으로 파악됐다. 전체의 15% 가량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사항 중 가장 중점이 되는 사항은 '택배 분류작업'이다. 이는 컨베이어벨트에 올라간 택배를 운송담당자가 직접 분류해 챙기는 과정이다.


오전 5~6시부터 작업이 시작되는 데다 체력적으로도 큰 소모가 있어 택배노동자 과로사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한 택배노동자는 "택배를 센터에서 각 배송지에 배달하기에 앞서 이미 4~5시간을 택배 분류하는 데 쓰다보니 기진맥진한 상태로 오후에서야 실질적인 배송업무를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분류작업에는 임금조차 지급되지 않는데다 주 72시간 노동이라는 살인적인 환경에 내몰리고있다"고 토로했다.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관계자들이 1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서울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6.1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이들은 오는 15일 서울로 올라가 과로사를 막는 사회적합의를 위해 투쟁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8일 열렸던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는 대리점연합회의 불참과 택배사들의 1년 유예 요청으로 파행에 이르렀다.

오는 15~16일엔 앞서 결렬됐던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택배노조 전북지부는 "사회적 합의의 최종 관문을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며 "택배노동자들이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의 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번 파업 과정에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위해 배송 방해 등은 전혀 하지 않고있다"며 "택배 분류 작업을 택배사가 맡고 택배기사는 배송과 집하만을 담당해야 택배기사들이 장시간 무급 노동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코로나19 K방역을 자랑할 때 수많은 택배노동자가 방방곡곡 가가호호 필요한 물건을 날랐던 것을 기억해달라"며 "더이상 택배노동자가 저희 곁을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아 서울로 간다"고 투쟁의 의지를 보였다.

한편 최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택배노동자 과로사는 총 21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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