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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안하면 상속도 없다"…'구하라법' 시행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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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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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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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부모가 자녀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학대한 경우 상속권을 박탈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곧 시행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정부가 상속권상실제도 내용이 포함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확정한 데 이어 해당 내용이 담긴 법률개정안이 국무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지난 1월 입법예고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날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상속받을 사람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위반하거나 학대 등 부당한 대우, 중대 범죄행위 등을 한 경우 법원이 상속권 상실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상 부모가 자녀 양육 안해도 상속인 자격 유지


상속권상실제도는 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사망한 뒤 친오빠 구 모씨가 "가출 후 20여년 동안 연락이 두절됐던 친모가 상속재산의 절반을 받아가려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구씨는 민법상 상속 결격사유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 내지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를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구하라법 입법을 국회에 청원했으나 '계속 심사' 결론이 나면서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행 민법상 상속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자녀), 직계존속(부모), 형제자매 순으로 이뤄진다. 자녀가 없이 사망한 경우 고인의 부모가 1순위 상속인이 된다.

구하라 사건처럼 친부모가 사망한 자녀와 오랜기간 연락을 두절한 채 지냈더라도 상속인 자격은 유지된다. 민법 제1004조는 △고의로 피상속인이나 그 배우자, 직계존속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자 또는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자 △사기 또는 강박으로 유언 또는 유언 철회를 하게 하거나 이를 방해한 자 △상속 관련 유언서를 위·변조하거나 파기, 은닉한 자에 한해서만 상속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저버린 친부모가 사망 후 재산분할을 요구하거나 보험금을 받아가는 경우가 왕왕 발생했다. 지난 2019년에는 소방관 딸이 순직하자 30여년 만에 나타나 유족급여를 받아간 생모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앞서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사망한 군인의 친모가 28년 만에 나타나 군인사망보상금 절반을 지급받은 사건, 2014년 세월호 희생자의 친부가 이혼 12년 만에 나타나 사망보험금 절반을 수령해간 사건도 있었다.


법무부 '상속권상실제도' 신설…법조계 "분쟁 조장 우려"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법무부는 지난 1월 7일 상속권상실제도를 도입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상속결격사유를 확대하는 대신 피상속인이 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상속인이 될 사람이 피상속인에 대해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 또는 범죄행위, 학대나 그 밖의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을 한 경우 가정법원은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뿐만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은 경우도 포함된다.

상속권을 잃으면 그 배우자나 직계비속이 대신 상속하게 되는 '대습상속'도 인정되지 않는다. 대습상속을 인정할 경우 본인에게 직접 상속되지 않을 뿐 실제로 상속권이 박탈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피상속인이 공증을 받아 상속인을 용서한 경우 상속권 상실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없다.

피상속인이 유언이나 상속권 상실 청구를 하지 못하고 사망했을 경우에 대비해 법정상속인도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상속인들 사이에 법적 분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혼 가정이 늘고 가족형태가 다양화된 만큼 상속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법정상속인에게 청구권이 인정되면 소가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속 전문 방효석 변호사(법무법인 우일)도 "민법상 법정상속인에는 4촌 이내의 방계혈족까지 포함된다"며 "법이 상속 분쟁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상속권상실제도가 시행될 경우 현행법상 인정되는 유류분 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류분은 일정한 범위의 유족에게 상속 재산 일부를 강제로 배정하는 것으로, 상속순위에 따라 상속인 자격이 있는 사람만 청구가 가능하다. 법원 선고로 상속권이 상실될 경우 상속인 자격이 박탈되는 것이므로 유류분 청구도 불가능해진다. 방 변호사는 "유류분 제도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상속인의 생계를 위해 일정한 재산을 남기는 것이 유류분의 취지"라며 "유류분이 유언으로도 침해할 수 없도록 법으로 보장된 이유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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