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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줄테니 회사 팔텐가?"...3000여개 스타트업에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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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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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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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피플]이한주 스파크랩 대표 홍릉창업학교서 강연...."베스핀글로벌 창업 이유? 큰 기업보다 빠른 기업이 성공"

[편집자주] 미래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조력자와 투자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들의 안목과 통찰은 경제·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창이 될 것입니다.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이한주 공동대표(베스핀글로벌 대표)/사진=KIST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이한주 공동대표(베스핀글로벌 대표)/사진=KIST
"오늘 1000억원을 줄 테니 당장 회사를 팔라면 어쩔텐가?"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이한주 공동대표(베스핀글로벌 대표)가 초기투자 심사에서 꼭 던지는 질문 중 하나다. 정답은 없다. 팔겠다고 해도, 안 팔겠다고 해도 가점이나 벌점이 주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30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를 위해 3000여개 기업을 면접했다는 이 대표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은 "팔겠다"고 응답한다. 이어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라고 물으면 머뭇거리기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물음에 의도는 창업 팀원 간 사업 목표와 비전을 얼마나 공유하고 있는지, 평소 경영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있는 지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시작하는 상황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는 먼 미래 이야기처럼 느껴지겠지만 남의 돈을 받아 사업을 하려면 굉장히 구체적인 엑시트의 모습까지 상상해야 하고 이에 맞는 계획을 팀원들과 함께 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무릇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면 고려해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 홍릉 강소특구 창업학교(GRaND-K) 강연자로 나선 이 대표는 '시장에 거대한 파도가 불면 주저 말고 올라타 도전하라'는 주제로 초기 창업자들을 위한 자신만의 경영 비법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데이터센터 서비스 업체인 '호스트웨이'(1998년)를 비롯해 인도 모바일광고업체 '어피니티미디어'(2006년), '스파크랩'(2012년),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 '베스핀글로벌'(2015년) 등 4개 회사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길러낸 연쇄 창업가다.


"1년에 1000%씩 성장하는 시장 노려라"


스타트업의 첫 단추는 유망 창업아이템을 어떻게 발굴할 것인가다. 이 대표는 "1년에 1000%씩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대부분 창업가들이 현재 시점에 가장 큰 시장을 노린다. 하지만 그 곳엔 이미 거대한 플레이어들이 일찍이 자리를 잡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성장 중인 신사업 영역에선 큰 플레이어들도 '난쟁이'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대학 동문 4명과 인터넷 서버를 고객에게 할당해주고 고객이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트웨이를 창업했을 때를 회상했다. 당시 생소한 사업으로 경쟁자는 미국 최대 통신사 AT&T와 전 세계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에서 '신'으로 군림하던 IBM 등이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됐다. 그러나 호스트웨이는 웹호스팅 사업을 일찍이 시작하면서 독보적인 전문성과 전 세계 인프라를 갖추면서 공룡 IT 기업들을 하나둘씩 따돌렸다.

이 대표는 최근 폭발적 성장이 가능한 시장으로 클라우드를 꼽았다. 그는 "기업가치 8조원에 토스, 10년 정도 밖에 안 됐지만 100년 된 완성차 브랜드를 위협하는 테슬라,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은 클라우드 기반에 서비스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면서 "클라우드 시장은 현재 300조원에서 5년 안에 1000조 원, 10년 안에 8000조 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상 이렇게 빠른 성장 산업은 없을 것"이라며 "이 시장엔 무조건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의 이유 중요치 않아…5년, 10년 뒤를 구체적으로 그려라"


저마다 창업하는 별의별 이유가 있다. 이 대표는 창업하는 데 거창한 이유가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도 시카고 생물학 대학원을 중퇴한 뒤 호스트웨이를 창업했다"면서 "당시 하던 연구가 실패를 반복하면서 너무 하기 싫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하는 일이 싫어서 창업해도 상관없다"면서 "중요한 건 창업이 가져다줄 미래와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과 확신을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창업 후 5년, 10년 뒤에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호스트웨이의 10년 후를 상상했을 때 한 가지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다들 미국만 바라볼 때 해외로 진출, 전 세계 서비스 기반을 먼저 닦는다면 경쟁사들보다 3분의 1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50%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을 했고 실제로 3년 뒤 우리가 그린 그림대로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신산업엔 무지…"무서운 건 큰놈보다 빠른 놈"


14개국 14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단단한 입지를 자랑하던 호스트웨이에게도 회사 매각을 결정해야 할 '운명의 순간'이 다가온다. 이 대표는 "2010년부터 영업파트에서 '아마존에게 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계속 올라왔다"며 "알고 보니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1년에 1조원씩 들여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개발해 왔고 우리가 아마존을 따라잡으려면 약 5조원 정도의 투자가 더 필요했다"고 말했다.

기술력 우위에서 밀릴 게 뻔해 보였다. 전전긍긍하던 중 뜻밖에 매도 타이밍을 맞게 된다. IBM과 HP 등이 AWS를 방어하기 위해 웹호스팅 업체를 높은 몸값을 치뤄가며 공격적인 M&A(인수·합병)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호스트웨이를 2014년 5억 달러(약 5595억원)를 받고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그는 "웹호스팅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원조 격으로 비즈니스 모델은 같지만 AWS의 자동화·가상화 기술 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며 "IBM과 HP가 이를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존경하는 기업일지라도 그들이 신산업을 모두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는 말라"면서 "가장 무서운 건 큰놈들보다 규모가 작더라도 빠른 놈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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