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창업 해보니 끝없는 터널 걷는 느낌…규제 없앤만큼 또 생기는게 문제"

머니투데이
  • 대담=임상연 미래산업부장
  • 정리=이민하 기자
  • 최태범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1.06.20 16:15
  • 글자크기조절
  • 의견 1

[K-창업생태계의 미래, 청년창업가에게 듣는다]①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글로벌 청년 대표 3인 좌담회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바야흐로 '제2 벤처붐' 시대다. 매년 4조원이 넘는 자금이 벤처·스타트업에 몰린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나 하이퍼커넥트 같은 유니콘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투자유치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정부는 유니콘 기업 수를 2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창업 단계별 지원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첫 종합지원대책도 내놓았다. 창업을 하는 청년들의 주거, 환경, 생활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창업 문턱을 낮춘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쏟아내는 여러 창업 정책에도 이면의 문제는 여전하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국내의 복수의결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대주주 과세 문제 등이 이슈로 떠올랐다. 마켓컬리나 야놀자 같은 기업들도 해외 상장 추진을 밝히면서 국내의 제도적인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규제의 그늘도 짙다. 법률 서비스에 IT기술을 더한 리걸테크로 주목받았던 로톡은 변호사법에 발목이 잡혔다. 원격진료서비스 등 규제 샌드박스에서 시범 운영했던 사업들도 규제 철폐를 앞두고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머니투데이는 국내 창업생태계의 현재를 진단하고, 나아가 창업정책의 방향성을 짚어보는 창간 20주년 좌담회를 기획했다.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국내 창업정책을 총괄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권칠승(56) 장관과 김지원(27) 레드윗 대표, 이상민(24) 뉴빌리티 대표, 최훈민(26) 테이블매니저 대표 등 청년창업가 3인이 참여해 한 시간 반 동안 국내 창업생태계 전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청년창업가들은 국내 창업생태계를 '월드클래스'라고 평가했다. 다만 창업 초기에는 정부 지원과 정책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후 사업이 확장되는 시기에는 각종 규제 등 제약이 급격하게 많아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청년창업가들의 열정을 뒤에서 잘 지원하는 게 정부와 기성 세대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중기부가 정부 조직 내에서 가장 먼저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해 결과물을 내놓는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창업 막상 해보니, 끝없는 터널 걷는 느낌"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임상연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장(사회)=창업자로 여러 경험을 많이 했을 텐데 현재 국내 창업생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당장 개선해야할 부분을 짚어달라.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이)=우리 회사는 2017년에 초기 투자를 받고 지금은 초기에서 중기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초기 창업지원정책이 풍부한 것에 비해 중기와 후기는 조금씩 아쉬운 것도 사실이지만, 초기에는 누구나 걱정없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다. 다만 청년창업사관학교 같은 초기 프로그램들이 보통 1년 주기로 운영되는데 시간이 너무 짧아서 실제 사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지원 레드윗 대표(김)=요즘 창업하기 정말 좋은 시대인 것 같다. 의지만 있으면 창업 진입장벽이 정말 낮아졌는데 저는 오히려 그게 무섭더라. 창업을 이렇게 쉽게 해도 되나 하는 걱정도 든다. 창업 후에 시간이 갈수록 장벽에 부딪힐 때가 너무 많다. 그래서 주변에서 창업한다고 하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첫발은 쉬운데 막상 끝을 모르는 터널을 계속 걷는 듯한 느낌이라고 솔직하게 말해준다.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최)=다른 점보다 M&A 등 엑시트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글로벌 시장에 비해 부족하다. 여러 이유 중에서도 대주주에게 높은 세금을 매기는 부분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국내 벤처기업 M&A는 거래세 이슈 때문에 가격이 훨씬 더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과거 재벌기업들한테 적용했던 잣대를 그대로 벤처기업 창업자 등 대주주에게 적용하면서 현재 M&A 시장 활성화를 막는 걸림돌이 됐다.

김=M&A 시장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자금회수(엑시트) 단계를 보면 해외에서는 상당수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중간에 엑시트한다. 반면 우리는 대부분이 기업공개(IPO)까지 가야 한다. M&A를 하는 기업한테 뭔가 혜택을 줄 수 있으면 더 활성화를 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이런 성공 사례가 생겨야 비슷한 처지의 창업가들한테도 희망이 생길 것 같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권)=중·후기 지원 제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공감한다. 다만 초기 창업이 많이 커져야 뒤에 이어지는 단계들도 커질 수 있다. 초기 창업에 지원이나 투자를 많이하는 것은 정책적인 목적이 있어서다.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고 이어 민간 주도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결국 민간 영역에서 M&A 시장도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최근 늘어나는 대기업들의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도 장기적으로 스타트업 M&A까지 고려한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지원사업 신청했더니…군대 문제로 창업지원 못받아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회=20대 젊은 대표로서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회사 경영과 관련해 어려운 점은 없나.

이=회사 직원이 이번 달에 31명이 되는데 대표라서 아직도 군대를 못 갔다. 예전에 초기창업패키지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했다가 3번이나 떨어졌다. 군대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창업 지원 프로그램 심사 때 군 복무 관련 평가를 제외해주거나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최=제도적인 부분을 짚어보고 싶다. 역설적인 점은 우리 회사가 병역특례 회사라 많은 산업기능요원들이 대체 복무를 할 수 있지만, 정작 창업자는 못 한다. 병역특례 복무와 관련해 대표자의 혈족은 못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관련 법이 만들어질 때 대표자 본인이 병역특례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회가 달라졌으니 이제는 재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권=군복무는 우리나라에서 엄청 크고, 예민한 문제다. 군대 내 장병들도 창업동아리 활동이나 경진대회 같은 형태는 할 수 있는데, 이거는 이거대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군 복무 관련 부분은 국방부가 중심이 돼 특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복무 중에 경영 단절이 안 되게 하는 방안들은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겠다. 다만 병역에 대한 형평성·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얻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고질적인 규제 문제…'타다'부터 '로톡'까지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회=타다부터 로톡까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서 신·구 산업간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각자 분야에서 비슷한 문제들은 없는가.

이=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로봇을 만드는데 국내에서는 생활물류법상 로봇 배달에 대한 관련 규정이 없는 탓에 불법 우려가 있다. 법에 따르면 배달은 사람, 이륜차만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로봇이 공원에 들어가지 못하는 공원녹지법도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주행시 사람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해야 한다. 자율주행은 결국 빅데이터 경쟁이다. 데이터가 많아야 주행이 좋아진다. 해외에서는 로봇을 보행자라고 지정하는 곳도 나오는데 우리는 너무 뒤쳐져 있다. 해외업체들과 비슷하게 경쟁하려면 현실적으로 합법과 불법 사이에 줄타기를 해야 한다.

김=연구노트 서비스를 하는데 로톡과 같은 상황 때문에 걱정이 된다. 특허 출원에 앞서 연구노트만 있어도 가출원이 가능한데, 로톡과 같이 기존 이익단체에서 불법 중개로 문제로 만들까봐 관련 서비스를 완성해놓고 운영을 못하는 상황이다. 관련법에는 해당 내용이 애매한 '회색지대'처럼 표현돼 있다. 복잡한 특허 출원 문제를 변리사랑 연계해서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아예 시작도 못하게 됐다.

권=규제에 대한 고민은 정부에서도 많이 하고 있다. 중기부 내에도 옴부즈만 조직이 있다. 듣도 보도 못했던 규제들을 계속 없애나가고 있다. 문제는 없애는 만큼 다른 데서 다른 규제들이 생기고 있다. 규제를 한번에 없애보자고 해서 도입한 게 규제샌드박스와 규제자유특구였다. 획기적인 방안이지만 이것도 2년이 됐다. 이제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규제를 풀어야 할지 원래대로 되돌릴지 하는 선택도 해야 한다.



"청년 패기 돕는 노장의 경험으로 정책 지원"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권칠승 중기부 장관, 청년 창업가 3인 좌담회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사회=창업생태계의 구성원으로 각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최=창업정책은 세심하게 챙겨줘야 한다. 현 정부뿐 아니라 전 정부도 창업 활성화에 열을 올렸다. 매번 정책을 내놓아도 변화하는 속도가 너무 더디다. 장관이 매 정책마다 세심하게 숙제 검사를 안 하면 몇 년이 지나도 결국 제자리걸음을 할 거다. 꼭 꾸준하게 봐줬으면 한다.

이=제도나 규제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지만, 한국에서 창업해서 받은 혜택들이 정말 많았다. 미국이나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그와 반대로 좋았던 부분도 있다. 각종 정책과 규제도 한국 실정에 따른 이유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 변화에 맞춰 규제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여러 시각으로 문제를 공론화하는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김=정부가 그동안 잘 못했던 부분에 집중할 때다. 창업 초반 지원정책은 잘 돼 있으니 이제는 중·후반기로 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창업해도 집안 말아먹지 않는다는 사례가 정말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한다. 또 대전 창업기업 입장에서 덧붙이자면 지방활성화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 서울에 안 가도 창업할 수 있는 인식과 창업환경이 조성되도록 신경써주길 바란다.

권=젊은 창업가들의 수준이나 열정은 전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제대로 꽃피울 수 있게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덧붙이자면 현재 기성세대들도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노장들이다. 노장의 경험과 신진들의 패기를 잘 조화할 수 있다면 이보다 큰 시너지도 없을 듯하다. 중기부 장관으로 있는 동안 이런 임무에 충실하겠다.

국내 창업생태계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보는 좌담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의 희망을 담아 백지 피켓에 '대한민국 혁신엔진 스타트업 스케일업'이라는 문구를 합성했다. 왼쪽부터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지원 레드윗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국내 창업생태계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보는 좌담회를 마치고 참석자들의 희망을 담아 백지 피켓에 '대한민국 혁신엔진 스타트업 스케일업'이라는 문구를 합성했다. 왼쪽부터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지원 레드윗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최훈민 테이블매니저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7만전자' 되자 또 파운드리 분사설...삼성 반도체의 고민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머니투데이 탄소중립 아카데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