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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18일간 방치…2년 사귄 전 남자친구가 부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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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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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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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2년간 연애한 전 남자친구의 살해 행각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보름이 넘도록 방치돼야 했던 30대 여성의 비극적 사연이 전해졌다. 이 같은 살해 행각을 벌인 전 남자친구는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고 불복해 항소했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살인·절도·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뉴스1에 따르면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B씨(37)는 2017년 5월 A씨(38)를 만나 2년간 연인관계로 지냈다. 두 사람은 2019년 6월 헤어진 이후에도 종종 만나 인연의 끈을 이어왔다.

A씨는 평소 B씨에게 "사업을 하다 수억원의 사기 피해를 당했지만 감독인 작은 아버지 담당 변호사가 도와주기로 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B씨는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왔다. 그러던 지난해 11월 어느날 A씨와 대화를 나누던 B씨는 그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B씨에겐 곧 비극이 닥쳤다.

배신감에 찬 B씨는 A씨를 향해 "코로나 때문에 둘 다 일도 못하는데 이 나이에 밤일까지 해 가며 니 뒷바라지 해야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순간적으로 살인을 결심하고 침대에 있던 B씨의 목을 졸랐고 결국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쌓인 빚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A씨는 B씨의 휴대전화, 통장, 체크카드, 신분증 등을 갖고 나왔다.

먼저 B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계좌에서 자신에게 환불을 요청하는 고객 계좌로 60만원을 보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39번에 걸쳐 B씨 계좌에 있던 3684만원 가량을 고객 환불금, 회사 수수료 입금,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했다.

또 B씨의 체크카드로 현금인출기에서 320만원을 빼냈고, 자신의 딸을 위한 43만원짜리 장난감을 사는 등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숨진 B를 자신의 집에 방치하기도 했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B씨를 찾아다니자 A씨는 B씨인 척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사를 방해하고 이후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위장했다.

그 사이 B씨는 죽어서도 자신을 살해한 A씨의 집에 18일간 방치돼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로부터 경제적인 처지를 비난하자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해당 범행을 저질렀으며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의 유족과 시신 수습과 장례를 치르는데 앞장 선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우발적이었으며 A씨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곧바로 법원에 항소했고, 검찰도 항소했다.

A씨의 2심 첫 재판은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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