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갔다 성범죄자 될 뻔" CCTV 반전 사연에 누리꾼 분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응급실을 방문했다 간호사에게 성추행 신고를 당한 남성의 사연을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성범죄자 됐다가 무죄 받았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과거 기흉으로 2회 입원한 적이 있다는 글쓴이 A씨는 2019년 12월 14일 친구와 술 먹다가 응급실에 내원했다. 그런데 간호사 B씨로부터 성추행 신고를 당했고 며칠 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그는 필름이 끊겨서 당시 상황이 기억이 안났지만 "아마 기흉으로 인해서 병원을 갔을거고 만약 만진 것이라면 아픈 부위를 가리키려고 접촉을 했을거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간호사 B씨는 진술은 달랐다. B씨는 진술서에 "증상을 확인하기 위해 어느 부위에 통증이 있는지 질문하였고 잠시 환자 분을 등지고 서있었다"며 "그때 환자 분께서 제 우측 윗 옆구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여기가 아프다'고 말했다"고 작성했다.


또 B씨는 A씨에게 아픈 부위에 대해 다시 되묻자 A씨가 이전에 만졌던 부위를 다시 한 번 만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고도 덧붙였다.

B씨의 진술로 A씨는 2020년 3월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게됐지만 억울함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 결과 A씨는 같은 해 1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CCTV에선 A씨가 검지 손가락으로 B씨의 우측 등 부위를 1회 접촉한 장면만 확인되고 손바닥 전체로 B씨를 쓰다듬는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검사는 항소했다. 검사는 "비록 피해자의 법정진술이 CCTV 영상과 그 추행 행위에 대해 일부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옆구리를 손바닥으로 쓸어내린 것인지 손날 부분으로 쓸어내린 것인지 등에 관한 것으로 전체 공소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극히 일부분에 대한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고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달 12일 항소를 기각했고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A씨는 2년여 만에 혐의를 벗게 됐다. A씨는 "무죄는 받았지만 남는게 참 없다"며 "그나마 CCTV라도 없었더라면 시간에 돈에 쓸거 쓰고 남는건 성범죄자 타이틀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글에 누리꾼들의 의견은 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고생했다" "CCTV가 없었으면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이 끝장날 뻔했다" "누명 벗어서 다행"이라고 A씨를 응원했다.

하지만 다른 누리꾼들은 "누가 병원가서 '어디 아파요' 물어보는데 간호사 몸을 찌르면서 가리키냐" "남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왜 찌르냐. 요즘 같은 세상에 충분히 의심가는 상황" "술 마시고 실수하신거니 그 정도는 스스로 감내하라"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