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정책이 보약'…귀뚜라미, 보일러 체질개선 통했다

/사진=귀뚜라미

'보일러 강자' 귀뚜라미가 국내에서 부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정부 정책기조에 발 맞춰 확대한 콘덴싱 보일러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정부의 '가정용 친환경보일러 보급사업'에서 5월 기준 지자체별 합산 결과 시장점유율이 38%를 넘어섰다. 귀뚜라미는 연내 9만대를 보급해 점유율 39%를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


환경부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친환경보일러 설치가 의무로 바뀌면서 지자체와 함께 보급지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510억원을 투입해 36만여대를 보급했고, 올해는 3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23만대를 지원한다. 연초부터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지급액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체로 콘덴싱보일러 판매가 보일러업계 점유율과 비슷한 곡선을 그린다는 점에서 귀뚜라미가 업계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경동나비엔과 함께 가장 수혜를 입었다. 앞서 귀뚜라미는 2019년과 2020년 보급사업을 통해 각각 2만214대, 13만111대를 공급해 35%,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부 정책에 발 맞춰 업계에서 처음으로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소비자 인식을 높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단 분석이다. 특히 '이왕이면 고급형 거꾸로 콘덴싱'으로 교체를 제안하며 신제품을 소개한 TV 광고가 보일러 교체를 고려하던 수요를 잡았다.


이에 따라 보일러시장 전반에 '친환경 전환'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제대로 체질개선을 이뤘단 평가다. 무엇보다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의 경우 지속가능한 먹거리인 데다, 기존 보일러보다 단가가 20% 높아 수익성도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반응이다.

실제 귀뚜라미의 최근 3년(2018~2020) 간 친환경 콘덴싱보일러의 판매 비중은 38%, 45%, 80%로 급성장했다. 친환경 보일러 판매 기업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로 인해 전체 실적도 오름세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9352억원으로 전년 대비 65.2% 증가했다. 보일러뿐 아니라 계열사 실적이 모두 반영된 수치지만, 친환경 보일러 수혜가 실적 상승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귀뚜라미는 콘덴싱 보일러에 이은 친환경정책 수혜 라인업인 '청정환기시스템'의 파이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고효율 환기청정 장치인 '귀뚜라미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으로 보일러 난방과 에어컨 냉방 뿐 아니라 공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미세먼지 이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가 환기시설 의무사용 기준을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강화하면서 판매에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보조금 지원사업 축소가 아쉽단 지적이다. 환경부는 2019년 예산 소진율이 낮단 이유로 지난해 510억원이던 예산을 올해 300억원으로 41% 가량 줄였다. 이에 혜택을 받지 못한 일부 소비자들은 보일러 교체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분위기다. 보일러업계 전반에서 통상 성수기로 여겨지는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보일러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단 우려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친환경보일러 보급사업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높이고 온수공급능력과 안전성능 등을 개선하며 사업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 대기환경개선 정책에 발맞춰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보급을 확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