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장 막히고 제품 발묶여…' 택배 파업에 e커머스 '시름'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전국택배노조 무기한 파업 일주일째인 15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2021.6.15/뉴스1

"주문이 들어와도 송장 번호가 안 나와 제품을 보낼 수가 없어요. 배송 지연 문자를 보내면 취소에 항의에… 장사하기 힘드네요."

주요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에 입점해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A씨는 택배 파업이 길어지면서 판매할 수 없는 지역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 발송한 제품 중에서도 터미널에 입고된 후 멈춰 있는 경우가 있다. A씨는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그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15일 e커머스 업계 등에 따르면 택배 노조의 파업이 일주일 째 진행되면서 택배 배송에 차질을 빚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택배사 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재 송장 출력 제한 등 배송 차질이 빚어지는 지역은 울산광역시, 경기도 용인, 여주, 수원 경남 창원,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 일부지역 등이다. 민간 택배사의 경우 노조 참여 기사 비중이 10% 미만이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상 배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연 배송이나 출고 중단 등 영향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울산 지역의 경우 파업 참여 기사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배송 차질이 빚어지는 지역이 많다.

택배사 별로는 CJ대한통운은 경기 성남, 이천, 울산광역시, 경남 창원 등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롯데택배는 서울 강동, 은평, 경기 성남, 울산광역시, 부산 사상구, 강서구, 한진택배는 경남 거제, 경기도 고양, 용인, 성남, 울산광역시 등이다. 택배사들은 택배서비스 이용 고객들에게 출력 제한 지역이나 배송 불가 지역을 안내하고 있다. 특히 롯데택배의 경우 파업 영향이 있는 지역에서의 송장 출력 제한 기간을 당초 14일까지에서 21일까지로 연장했다.

오픈마켓 업체들도 입점 판매자들에게 택배 파업과 관련한 배송 지연 안내를 공지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1번가, G마켓, 옥션 등은 판매자들에게 '지연 배송될 수 있음을 사전에 안내하라'고 권고하며 출고 지연에 대한 시스템 안내 등을 고지했다. 판매자들은 판매사이트에 택배 지연 가능성에 대한 공지를 팝업으로 띄우고 있다.

문제는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다. 파업에 참여한 택배 기사들이 담당한 지역뿐 아니라 집하 차질로 정상 배송 지역에서도 차질을 빚으면 택배 대란 가능성까지 나타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기사 가운데 노조 가입 인원이 10% 안팎이어서 정상 배송 되는 지역이 대부분"이라면서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배송 지연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결렬됨에 따라 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15일 조합원 5500명이 참여하는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하는 등 파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