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도로 방음벽 들이받고 죽는 새들…왜?

강원 원주 서부순환도로 무실~만종 구간. (뉴스1 DB)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이 도로 옆을 지날 때마다 깜짝 놀라게 됩니다. 죽은 새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최근 강원 원주시 내 서부순환도로(무실~만종) 구간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잇달아 제기한 고충이다.

이곳 도로 주변에는 순환도로 특성상 발생하는 차량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문제는 이곳 방음벽에 조류가 충돌해 폐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주시는 통계를 낼 만큼 폐사된 조류의 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주민들이 자주 죽은 새들을 발견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서부순환도로는 원주 봉화산과 감박산 능선 사이에 위치해 조류 이동이 빈번한 곳이다.

이런 가운데 이 도로 방음벽은 거울처럼 비추게 되는 반사경으로 돼 있다.

이 때문에 ‘일반 유리벽으로 된 건축물이 많은 곳에서 조류들이 유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비행 중 충돌하는 현상’을 이곳 도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기존 맹금류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의 대비가 이뤄졌으나, 조류들이 천적이 아닌 하나의 장애물로 인식하고 그 스티커 옆으로 날아가다 방음벽에 충돌하는 등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원주시는 그 대안으로 점 모양 도표 테이프(필름)를 부착해 조류들이 지나칠 수 없는 곳으로 인식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원주시는 최근 환경부 공모사업인 ‘2021년 건축물?투명방음벽 조류충돌 방지 테이프 지원사업’에 참여, 선정됐다.

이 사업 선정으로 15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점 모양 도표의 필름을 순환도로 방음벽에 부착할 방침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해외 연구결과를 보면 사람과 연관된 조류 사망 원인 중 유리창 충돌이 두 번째인 것으로 나타났고, 국내에서는 연간 800만 마리가 유리창 충돌 피해를 입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방음벽에 점 모양 도표 필름을 부착 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앞으로 새로 개설되는 도로와 기존 도로에 설치된 투명방음벽에도 설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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