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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거꾸로 가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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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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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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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희 부회장
우태희 부회장
지난해 1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개정된 이 법안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 활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였다. 비식별 조치를 한 가명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데이터 활용의 기회를 열었다. 경제계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뿐만 아니라 시장흐름을 신속히 파악하고, 성별·세대·연령·지역 등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며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애초 기대와 달리 데이터 경제시대로 향한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가명정보 활용은 가능해졌지만 가명정보 결합사례도, AI(인공지능) 연구 등을 위해 가명정보를 이용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다. 기업들은 여전히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고 얘기한다. 가명처리 기준이 모호한 탓에 섣불리 비즈니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에 법 위반 시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 기준을 전체 매출액의 3%로 올리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기업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사업 분야의 매출까지 과징금 산정에 포함하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위반행위로 인한 경제적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과징금의 기본원칙에 맞지 않고, 과징금이 과도하게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번의 과징금으로도 기업이 휘청거릴 수 있어 사실상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될 수도 있다. 단적인 예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난해 매출 237조원의 삼성전자가 법을 위반할 경우 최대 7조2000억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또 과징금 상향의 근거로 제시되는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기업들에 잠식당한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적용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제계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과징금 기준 상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전환해 실효성 있는 억제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매출액의 위반행위 관련성에 대한 입증책임 부담도 덜겠다는 것이다. 경제계의 우려에 대해 위반행위와 상응하는 비례성을 확보토록 단서조항을 달고, 시행령에 경감조항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악의적·반복적인 경우가 아닌 통상적 경영활동으로는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과도한 과징금 부과는 없을 것이라며 경제계를 계속 설득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부처 담당자가 바뀌게 되면 결국 명문화된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집행할 것이라는 게 경제계의 우려다. 새롭게 데이터산업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에 커다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 역시 걱정되는 부분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기업들은 데이터 경제시대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다. 데이터 3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힘을 모은 것처럼 함께 묘수 찾기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데이터의 활용과 보호가 균형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점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출발선에 서자마자 데이터 활용으로 감내해야 하는 부담이 가중되면 기업들이 데이터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데이터는 미래산업의 마르지 않는 원유와 같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은 데이터를 엄격한 보호와 규제대상으로 보기보다 활용과 진흥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경제계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고 관련 산업의 진흥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마련해 데이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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