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뜬 박재정?…'세븐일레븐'이 달라졌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공식 유튜브 채널의 이름을 바꾼 뒤 달라진 행보를 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세븐일레븐이지만 감성·소통 중심으로 콘텐츠를 전면 개편한 뒤부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이 지난 3월 공식 유튜브 채널명을 '복세편세'로 변경하고 콘텐츠 다각화를 시도한 지 3개월 만에 구독자 수와 조회 수가 1.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세편세는 '복잡한 세상, 편하게 세븐가자'의 줄임말이다.


세븐일레븐이 유튜브 채널명을 바꾼 이유는 채널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세븐TV'는 세븐일레븐이라는 기업명을 그대로 사용해 채널명이 유튜브 채널답지 않게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경쟁사인 CU와 GS25가 '씨유튜브(CU+유튜브)', '이리오너라(2리5너라)' 등 언어유희 방식으로 기업명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채널명 개편 전 기준으로 경쟁사인 GS25와 CU는 모두 4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지만 당시 '세븐TV'는 구독자 수가 10만여명에 불과했다. 이를 단순히 채널명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겠지만 유튜브 주요 시청자인 MZ세대가 올드한 이미지를 기피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세븐일레븐은 '복세편세'로 이름을 바꾼 뒤부터 구독자 수와 조회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개편 후 구독자 수와 조회 수가 각각 47%, 49% 증가했기 때문이다. 2년 넘게 10만 구독자 벽을 넘지 못했던 세븐일레븐이 개편 3개월 만에 5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확보한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채널명을 바꾸면서 유튜브 채널의 테마도 △공감 △경험 △재미 △정보 등으로 새롭게 변화시켰다. 노골적인 상품·마케팅 프로모션 중심 콘텐츠를 벗어던지고 스토리 기반 콘텐츠로 일상적인 영상을 제작해 MZ세대의 흥미를 끌기 위함이다.

세븐일레븐 유튜브 채널 '복세편세'의 '세븐스테이지'에 출연한 가수 박재정의 모습/사진= 복세편세 유튜브 화면 캡쳐

특히 공감 테마에서 진행하는 '세븐스테이지(7-Stage)'는 MZ세대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스테이지는 전국에 위치한 특색있는 점포를 배경으로 유명 가수를 초청해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지난 7일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기 시작했고 두 달 주기로 영상이 올라올 예정이다.

세븐스테이지는 아직 1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첫 방송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수 박재정이 인천영흥로드점 앞에서 펼친 공연은 일주일 만에 2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 유튜브 채널답지 않은 차별화된 콘텐츠였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반응이 뜨겁다.

지난 4월 시작한 경험 테마의 '세븐어스'도 눈에 띈다. 세븐어스는 해외 곳곳에 있는 세븐일레븐 점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적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세븐일레븐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다. 국내 편의점들의 해외 진출 노력이 계속되고 있긴 하지만 경쟁사들은 아직까지 일부 국가에 한정해 점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세편세는 현재 태국·홍콩 등 2개 지역 내 점포를 소개한 바 있는데 미국·캐나다 등 국가에 대한 리뷰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일상을 함께하는 편의점처럼 부담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채널 개편을 진행했다"며 "정보 중심에서 감성·소통 중심 콘텐츠로의 전환을 통해 소비자들과 진정성 있고 유쾌한 교감을 쌓음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