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증설속도' SK '공격적M&A'…韓백신허브 듀오의 CMO 전략

삼성그룹과 SK (160,800원 ▼4,100 -2.49%)그룹의 의약품 위탁사업(CMO)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 속도는 공통 분모지만 성장 방식에는 차이가 엿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87,000원 ▼6,000 -0.76%)(이하 삼성바이오)는 특유의 증설 속도전을 펼치며 세계 최대 규모의 CMO기업으로 거듭났고 SK그룹은 유럽, 미국 등의 CMO 기업을 인수해 단기간에 해외시장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SK, 유전자 치료제·삼바 mRNA 백신 CMO 진출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와 삼성바이오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등으로 CMO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가 지난 3월 인수한 프랑스 유전자·세포치료제 위탁생산(CMO) 업체 이포스케시(Yposkesi)는 최근 5800만유로(약 800억원)를 투자해 유전자·세포 치료제 제2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2023년 공장이 완공돼 가동되면 이포스케시는 유럽 최대 수준인 1만㎡ 규모의 유전자·세포 치료제 대량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항체치료제 CMO 사업만 펼치던 삼성바이오 역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존림 삼성바이오 대표는 전날 '바이오 디지털(BIO Digital) 2021'에 참가해 "높은 품질과 빠른 속도, 효율성을 기반으로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무균 충전과 마감을 맡았다"며 mRNA 백신 CMO 사업 진출을 알렸다.

모더나와 완제의약품(DP)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mRNA 백신 CMO 사업에 진출한 삼성바이오는 원료의약품(DS) 위탁생산 사업까지 노리고 있다. 앞으로 mRNA 백신·치료제 등이 나올 것을 대비해 기존 설비에 mRNA 백신 DS 설비를 증설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을 받는 것이 목표다.


M&A 전략 펼치는 SK 이처럼 SK는 CMO 기업을 인수하고, 증설하는 M&A(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CMO 사업을 키우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과감한 시설 투자와 효율화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

SK는 2015년 위탁생산 업체인 SK바이오텍을 물적분할하고, 2016년 이를 SK 자회사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CMO 사업에 나섰다. SK바이오텍은 2017년 다국적 제약사인 BMS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사들였다. 2018년에는 SK가 미국의 위탁 개발·생산 업체 앰팩(AMPAC) 지분 100%를 인수했다. 2019년 10월에는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 3사를 통합해 SK팜테코를 설립했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CMO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2023년에는 SK팜테코를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팜테코의 지난해 매출은 7000억원이고, 2~3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는 주로 북미, 유럽 지역의 생산시설을 M&A하고 있다"며 "현지 시설을 토대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고,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삼바, 4공장까지 총 62만L…CMO 시장의 30%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1조1648억원을 기록, 창립 9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끊임없는 시설 투자와 효율화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는 2012년 3만L 규모의 1공장을 건설한 이후 2015년 15만4000ℓ규모의 2공장을 완공했다. 2017년에는 18만ℓ 규모 3공장을 지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의 전체 생산규모는 36만4000ℓ를 기록, 생산규모 기준 전 세계 1위 CMO 기업으로 도약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삼성바이오는 1조7000억원을 들여 4공장을 짓고 있다. 4공장 규모는 25만6000ℓ에 이른다. 2023년부터 4공장이 가동한다면 삼성바이오의 전체 생산규모는 62만ℓ로 증가한다. 이는 세계 CMO 생산규모의 약 30%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SK와 삼성 등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에 뛰어들면서 산업 자체에 활력을 주고 있다"며 "코로나19(COVID-19) 이후 CMO 수요가 증가한 만큼 SK와 삼성의 CMO 사업 강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