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베이인수 한발 더 갔다…롯데 '백기'?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2021.6.7/뉴스1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경우 신세계그룹-네이버-이베이코리아라는 유통업계 최강 연합이 구성된다. 이베이코리아를 놓고 경쟁한 롯데그룹보다 1조원 가까이 가격을 높게 제시해 승기를 잡았다.


신세계그룹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맡고 있는 이마트는 16일 "이베이코리아 매도자인 이베이inc(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롯데그룹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선 롯데쇼핑은 이베이 본사와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이 인수전에 사실상 승리한 셈이다. 신세계그룹과 이베이 매각 측은 세부 조건 등을 추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합의에 실패할 경우 매각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세계그룹은 가격 조건에서 롯데그룹을 압도했다. 지난 7일 열린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신세게그룹은 4조원대, 롯데그룹은 3조원대를 써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면서 가격 요소에서 우위를 점했다. 네이버는 이번 입찰에서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약 8000~1조원대의 자금을 네이버가 맡는 셈이다.

신세계그룹-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를 안게 될 경우 e커머스 업계 최강 연합이 탄생한다. 이베이코리아의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으로 네이버, 쿠팡에 이어 3위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거래액(2020년 기준) 4조원에 이베이코리아 20조원을 더할 경우 단숨에 2~3위 권 도약이 가능하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경쟁력까지 더해지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게 된다.


앞서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 관계를 맺었다. 양 측은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사업 협력을 추진해 왔다. 특히 '로켓배송'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온라인커머스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쿠팡에 대응해 손을 잡았다. 이베이코리아까지 공동인수하게 되면서 양 측의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옥션과 G마켓 등이 e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인데다 물류 경쟁력이 쿠팡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매각 측에서 기대한 5조원의 몸값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이 때문이었다.

롯데쇼핑이 3조원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며 "아쉽지만 e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 모색할 것이며 M&A를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