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사기' 논란 후… 권영진 "얀센 받아온 정부, 칭찬 못해"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오전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83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사태에 대한 해명 및 정부와 정책 공조 강화 촉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이진련 시의원의 시정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화이자 백신 사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제공한 얀센 백신에 대해 "칭찬해 줄 수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권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16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진련 시의원과 설전을 벌이던 와중에 나왔다.


이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왜 자꾸 정부와 각을 세우고 엇박자를 보이느냐"고 하자 권 시장은 "제가 SNS로 대통령의 방미 당시 백신 공조 활동에 대해 심하게 이야기한 것을 이 시의원이 불편해하는 것 같다"며 맞섰다.

지난달 23일 권 시장은 페이스북에 "어쩌다 국군 장병 55만명분의 백신을 미국에서 원조 받았다고 감읍하는 나라가 됐나. 개념없는 정치야, 무능한 정부야"라고 쓴 바 있다.

이이 대해 권 시장은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칭찬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부정적·비판적인 사람도 있다"며 "대통령 방미 때 미사일주권 회복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보지만 백신과 관련해 장병 55만명분을 얀센으로 지원받은 것은 여전히 칭찬해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얀센은 4월 중순부터 미국에서 사용이 임시 중단된 백신"이라며 "미국은 (얀센이) 남아서 어마어마한 양이 폐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또 "백신 구매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모든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이 보기에는 백신이 정말 아쉽다. 지자체든, 의료계든, 기업이든 나서서 구하는 노력을 하고 최종적으로 구매하느냐, 마느냐는 정부가 단일창구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구매 논란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구시는 의료기관협의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통해 3000만명분 화이자 백신 구매를 추진하다 '불법 거래' '사기 구매' 등 우려가 제기되자 철회했으며, 이달 8일 권 시장이 공식 사과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에 앞서 흰 고무신을 들어 보이며 "시장님이 말씀하신 백신이 이 백신(白신)은 아니겠죠? 이렇게 희화화되고 있다. 이걸 제대로 아셔야 한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