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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길거리에서 술취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촬영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가 2심에서 집행유예형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이재희 이용호 최다은)는 17일 유사강간치상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6)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에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유사강간해 상해를 입히고 이를 촬영했다"며 "피해자 딸이 범행 현장을 목격해 회복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다만 "술에 취해 쓰러진 피해자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부축하는 순간 성적 충동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다가 잘못을 깨닫고 다시 돌아와 무릎 꿇고 사과를 하는 등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와 피해자 딸 모두 피고인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용서받기 어려운 큰 죄를 저질렀지만 건실하게 살아왔는데 한 번의 실수로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형벌 목적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였다.
집행유예형이 선고되자 A씨는 고개를 숙이고 흐느껴 울었다. 재판부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범행하는 것은 통상 실형을 선고하나, 재판부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줄만한 사정이 있어 선처를 하니, 재판부 판단이 잘못이 아니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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