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W 생태계 키우자"…공공기관, 용역 대신 민간서 사서 쓴다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서울=뉴스1)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방문, '소프트웨어 인재양성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1.5.27/뉴스1

공공기관이 용역을 발주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 민간의 우수한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정책이 추진된다. 민간의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공공기관이 이끌어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서울 티맥스타워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혁신전략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상용 소프트웨어는 발주기관이 별도로 개발하지 않고 이미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공공기관, SW 만들지 말고 우수한 민간 상품 사서 써야"

공공기관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면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보다는 관련 업체에 용역을 맡겨 직접 제작하고 소유권을 확보한다. 올해 기준 공공기관의 상용 소프트웨어 구매 비율은 10.7%에 불과하다.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뒤 발주기관의 요구사항을 맞추는 것으로 끝나는 용역 방식은 기술이 축적되기도 어렵다.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의 상용 소프트웨어 도입비용(평균 1억7000만원)보다 구축과 유지보수에 약 네 배 가량 많은 6억9000만원이 들어간다.

과기정통부는 공공기관이 용역발주보다 상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도록 유도해 민간 기업의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독려할 방침이다. 정부는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민간에 이미 출시된 경우 이를 구매해 사용하도록 관련 정책 영향평가에 구매결과를 반영하는 법안 개정도 추진한다.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발주 수요를 최대 3년 전에 공개하는 '중기수요예보제'도 도입한다. 산업계가 미리 공공기관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시간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공공기관의 상용 소프트웨어 구매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외산 맞서 국내 SW도 키워야" 민간 혁신도 독려

과기정통부는 민간 소프트웨어 개발을 독려할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한번 익숙해지면 계속 같은 상품을 사용하게 되는 소프트웨어 특성 탓에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소프트웨어 점유율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국산 상품의 점유율은 2015년 25.7%에서 2019년 기준 23.6%로 떨어졌다.

과기정통부는 소프트웨어 기업과 플랫폼 기업, 수요기관 등 산업계가 자율적으로 기획해 협업한 모델 중 우수한 사례를 선정해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단계를 패키지로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클라우드형 소프트웨어 개발에 여러 기업이 함께 나설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해외 진출도 독려한다. 내년부터 정부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민간의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는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한다. 그 중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주로 활용한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소프트웨어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소프트웨어 진흥단지 다섯 곳도 조성할 방침이다. 진흥단지는 지역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 대학 등을 연계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 과기정통부는 지역 간 분업·협업을 유도하기 위해 초광역 프로젝트와 같은 융합과제도 발굴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