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옮겨달라 했어?"…고시원 이웃 살인미수 50대, 징역 7년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고시원에서 시끄럽다는 이유로 방을 옮겨달라는 요구를 받자 옆방 이웃의 항의를 의심하며 흉기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1-2부(고법판사 황의동·황승태·이현우)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59)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A씨는 2019년 3월3일 오후 1시25분쯤 서울 마포구에 있는 고시원에서 옆방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B씨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고시원 관리자로부터 '소음 때문에 방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A씨는 B씨가 항의했다고 의심해 살해할 마음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고시원 거주자들은 평소 A씨가 일으키는 소음 등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B씨를 찾아가 "네가 말을 했냐"며 따져 물었다. B씨가 "내가 말 안했다"고 부인했으나 A씨는 "너밖에 말할 사람이 없다"며 주먹으로 폭행했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의 얼굴을 찔렀다.

이후로도 A씨는 재차 흉기로 찌르려 했고, 저항하던 B씨는 구호 요청을 받고 달려온 고시원 거주자의 제지로 목숨을 건졌다. A씨 범행으로 B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6개월의 큰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이전에도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러 2015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아 2018년 3월 출소한 범죄 전력이 있었다. 출소 후 그는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1심에서 A씨는 범행에 살인 고의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A씨는 미리 흉기를 준비해 찾아가 생명에 직접적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눈 분위를 찔렀다"며 "자신의 행위로 B씨가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인식 내지 예견하며 공격해 살인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으나 자신이 평소 알코올 사용장애를 앓고 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당시 상당량의 술을 마신 상태였던 점 등은 인정된다"면서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