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담해변 2톤 바위 추락 통제구간 관광객들 '들락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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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밤 제주 애월읍 한담해변 산책로 절벽 일부가 무너져 18일 오전 붕괴 구간 출입이 통제돼 있다.2021.6.1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가도 되나?" "다 가잖아. 우리도 가자."

18일 오전 제주 대표 관광명소로 꼽히는 애월읍 한담해변 산책로에 갑자기 통제구역이 나타났다.

여유롭게 산책하던 관광객들은 통제선 앞에서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선을 훌쩍 넘어갔다.

선을 넘은 관광객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전선이 설치된 이유를 알겠다는 모습이었다.

손으로 찢은 듯 단면이 날카로운 거대바위가 바닥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오후 해당 산책로 절벽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현장은 이처럼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었다.

지난 17일 밤 제주 애월읍 한담해변 산책로 절벽 일부가 무너져 18일 오전 붕괴 구간 출입이 통제돼 있다.2021.6.18 /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바위는 절벽 상층부 약 7m 높이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폭 1m, 무게 2톤가량의 바위는 바닥에 부딪친 충격에 여러 조각으로 쪼개진 상태였다.

바위가 늦은 오후에 떨어져 보행자가 없었던 것이 천만다행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고개를 들어 절벽 상층부를 보니 바위가 있던 자리는 흙이 그대로 드러난 채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애월읍사무소는 지난 밤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부랴부랴 통제선을 설치했으나 선을 넘어가는 관광객들로 무용지물이었다.

산책로 곳곳에 '낙석 위험', '통행 주의' 등의 안내판이 서있었으나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엔 부족했다.

현장에서 만난 관광객 이모씨(27)는 "통제선을 보긴 했지만 다들 넘어가길래 별 문제가 없는 줄 알고 넘어왔다"며 추가로 붕괴될 위험이 있는지 되묻기도 했다.

애월읍사무소 관계자는 "통제선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 통제 입간판을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날 오후 중에 현장에 가져다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붕괴 위험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절벽 전체가 무너진 게 아니고 일부 약한 부분이 떨어져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후 예방 대책 등은 주관 부서에서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너진 절벽은 애월읍 곽지 8경 또는 곽금 3경의 하나로 꼽히는 치소기암(?巢奇岩)의 일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