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장기화에 지쳐 가지만…컵라면에 미소 짓는 소방관에서 희망도

쿠팡 덕평물류센터 내부 초입에 무인 방수포를 설치하고 돌아오고 있는 여주소방서 소속 소방대원들 모습.© News1사진=김평석기자

(이천=뉴스1) 김평석 기자,이윤희 기자 = 17일 오전 5시 36분께 발생한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발생 하루 반나절이 지나도록 여전히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지휘차 등 장비 139대와 인력 416명을 투입해 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소방 관계자가 사견임을 전제로 “2~3일은 더 지나야 초진에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불길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화재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입된 소방관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오후 2시께 방호복 상의를 허리에 두른채 어깨에 산소통을 메고 쿠팡 물류센터 입구쪽으로 혼자 걸어내려오는 소방관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포근한 인상이었지만 묻어나는 지친 기색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감춰지지 않았다.

안양소방서 소속이라는 그는 “어제 밤에 와 꼬박 12시간을 불과 사투를 벌였다.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건물 내부에 두 차례 들어갔다 나왔다. 최초 발화지역인 지하2층에 여전히 불길이 꺼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가 완전히 집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오늘은 좀 쉬고 내일 다시 이곳에 올 것”이라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1.6.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0분쯤 뒤인 오후 2시 20분께 물류센터 내부에서 나와 막 임시 쉼터로 복귀 중인 소방관 5명의 얼굴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여주소방서 소속인 이들은 물류센터 내부 초입에 무인 방수포 설치작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다.

18일 새벽 6시에 현장에 투입된 이들도 이날 두 차례 내부에 들어갔다 나왔다.

이들이 잠시 쉬기 위해 찾아간 쿠팡 물류센터 맞은 편 소방관들의 임시 쉼터에서는 수원소방서 소속 대원 2명이 바닥에 앉아 여성 의용소방대원들이 차려준 음식으로 때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판에 놓인 음식은 김치국, 밥, 무 말랭이 무침, 무 쫑 볶음, 컵라면이 전부였다.

이날 오전 6시쯤 현장에 도착했다는 이들은 화학대 소속으로 소방차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한 대원은 “오전에는 몰랐는데 이제 피로가 몰려온다”고 말했다.

찬이 부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만족한다. 든든하다”고 답하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들의 얼굴에 번진 미소에는 불길이 잡힐 것이라는 희망이 깃드는 듯 했다.

현재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 인력 416명은 12시간씩 맞교대로 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진압대원은 2인 1조, 소방구조대원은 5인이 1팀이 돼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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