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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武人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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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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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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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사일에 중국 반도체가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갖고있는 것 같다."

한미 정상회담 물밑 협상에 참여한 한 고위 관료는 최근 미국 행정부의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백도어가 달린 중국 반도체가 미국 무기체계에 숨어들고, 자국의 칼이 무력화되는 사태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터미네이터3와 같은 영화에 나오는 장면일 뿐인데 그들에게는 현실화된 위협인 셈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배제에 주력하고 있는 품목들도 무기 또는 안보와 밀접한 것들이다. 미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반도체와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관련 공급망을 자국 또는 동맹국으로 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4대 주요품목에 대한 100일 검토보고서'를 발표했다.

반도체는 전투기와 전함, 미사일 등 군사무기 외에도 자동차 백미러에 들어갈 정도로 수많은 제품에 쓰인다. 드론 등 각종 무기체계가 무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도 중요한 전략물자다. 각종 전자제품과 원자력발전소에도 사용되는 희토류는 이미 자원무기화된 전력이 있다.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백신의 위상을 보면 의약품의 중요성도 마찬가지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큰 이슈가 됐던 원전동맹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세계 원전시장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점유율을 한국이 가져가길 바란다. 핵무기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중국, 러시아라고 핵확산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통제하에 있지 않은 원자력이 불안하다는게 속내다.

중국 타이산(臺山) 원전사고가 프랑스 프라마톰에 의해 미국에 알려진게 좋은 사례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기업과 합작한 원전이 아니었다면 사고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 보고있다. 한국의 원전수주를 돕는 대신 미국의 눈이 돼 달라는게 '원전동맹'이란 당근의 대가다.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핵심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진짜 의도가 안보 때문이라면 한국의 전략도 그에 걸맞게 짜야 한다. 안보이슈는 무기시장 같은 직접적 연관성 뿐만 아니라 경제문제 등 간접적인 영향도 뒤엉켜 있다. 안보문제를 접근할 때 셈법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힘의 논리로 굴러가는 냉혹한 국제정치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뭘까. 미국이 타협할 수 있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가려내고, 우정을 유지하며 이익을 놓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기자수첩]武人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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