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외총괄 김여정, 치열한 '외교' 국면서 등장 시점에 관심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연일 미국으로부터 '대화 손짓'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국면에서 대외 총괄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행보가 주목된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을 전후로 북한에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대북정책을 설명하겠다는 지난 5월의 접촉에 이어 신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공개적으로 "대화에 나와라"라고 촉구했다.


방한 중인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전날인 21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우리는 회담에 대한 북한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북한이 대화판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촉구의 메시지를 넘어 미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이미 제의했음을 시사한다.

성 김 대표의 발언은 미국의 대북 입장을 선명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에는 북미가 서로 공을 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미국이 북한과 적극적인 외교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출한 셈이기 때문이다.


마침 북한도 대미 외교와 관련해 '일면' 진전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15일부터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8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대미 전략과 관련한 발언을 한 것이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에 대해 김 총비서가 "새로 출범한 미 행정부의 공화국에 대한 정책동향을 상세히 분석하셨다"라며 "금후 대미관계에서 견지할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방향을 명시하셨다"라고 전했다.

북한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관련 대응방향에 대한 개괄적 입장을 확립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총비서는 "대화와 대결을 모두 준비해야 하며 특히 대결에 더 빈틈 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라면서도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에 예민하고 기민하게 반응대응하며 조선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북한이 미국의 향후 행보에 맞춰 수시로 대응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국면에서 주목되는 인사가 바로 김여정 부부장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부터 대외 사안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 총비서의 정책적 결정에 최종 과정에 김 부부장이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김 부부장은 김 총비서가 직접 대외 메시지를 표출한 이번 전원회의에서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외무상인 리선권과 대남기구인 통일전선부의 김영철 부장이 모두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낸 것과 달리 김 부부장은 회의장 어디에서도 식별이 되지 않았다.

당 내 직급과 다소 무관하게 정책 확정에 관여해 온 그의 입지로 봤을 때 이 같은 행보는 다소 특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시에 미국의 지속적인 대북 접촉에 따라 김 부부장이 실무를 챙기며 현안에 대응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정보 당국이 김 부부장과 함께 대외 실무를 맡으며 대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미국통'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당 중앙위 후보위원)도 전원회의 참석 자격이 있음에도 대회장에서 식별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성 김 대사와 북측이 전격적으로 판문점을 통한 '소통'을 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면 접촉은 어렵더라도 서한을 교환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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