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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탄생 '신데렐라'는 없었다[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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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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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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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제 연구는 1970년대 시작됐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 컨퍼런스. 코로나19(COVID-19) mRNA(메신저RNA) 백신 개발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74세 노교수는 그의 20대 청년 시절 연구 얘기를 꺼냈다. "1976년 약물전달체계 관련 논문을 네이처지에 발표했고 그게 시작점이었다"고 말하는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사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석좌교수이자 모더나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한 로버트 랭거 교수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내놓을 '성공담'에서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식 역동적 전개가 기대됐다.

미국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을 통해 4조원이 투입된 모더나였다. 이를 발판으로 통상 10년 걸리는 백신 개발을 불과 10개월만에, 그것도 최첨단 생명공학기술인 mRNA를 기반으로 해치웠다.

팬데믹 이전까지 창업자를 제외하고 직원수가 '제로'였던 무명의 미국 바이오벤처가 "자고 일어났더니 신데렐라가 됐다"는 극적 전개가 지금까지 모두에게 익숙한 모더나 스토리였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랭거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20대 청년이 70대 노인이 될 때까지의 연구 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백신 신데렐라'의 반전 스토리는 또 있다. 화이자와 함께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벤처 '바이오앤테크'다. 이 회사의 연구 주축은 헝가리 태생 카탈린 카리코 박사인데 그 역시 1970년부터 mRNA연구를 시작했다. 모더나와 마찬가지로 수조원대 초고속 작전의 수혜를 입고 1년만에 개발을 완료했지만, 그 기반은 50년 가량 된 기초연구였던 셈이다.

다만, 카리코 박사의 연구 여정은 랭거 교수에 비해 풍파를 겪었다는 차이가 있다. 자국에서 설비와 재정 지원을 받기 어려운 한계 탓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에서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백신의 탄생까지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합체제로 mRNA 백신 개발에 첫 발을 뗀 한국에 이들 백신 신데렐라의 뒷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발에 성공만 하면 우리 방역과 바이오산업 세계진출에 큰 보탬이 될 테지만, 오래 숙성된 기초과학 기술이 있었다면 개발이 지금보다 더 빠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한국의 청년이 노인이 될 때까지 기초과학 연구를 숙성시키기 힘든 이유는 많지만, 가장 간명하고 상징적으로 들 수 있는 근거 역시 소극적 정부 지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5~2019년 기초과학연구비가 전체 연구개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2%에서 14.7%로 오히려 역주행했다. 소극적 기초과학 지원 자체에 긴 시간 참을성을 갖고 성과를 기다려 주지 않는 사회 풍토가 스며들어있다.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14배 이상 큰 미국처럼 초고속 작전을 통해 단기간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긴 호흡을 가지고 꾸준히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이는 어느 순간 한국이 '기술 약소국'으로 전락할 위험을 최대한 줄여줄 '백신'이기도 하다.
코로나 백신 탄생 '신데렐라'는 없었다[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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