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글리츠리츠' 신탁계약 다툼에 임차인들만 피해

경남 진주 혁신도시 내 '드림IT밸리 지식산업센터' 건물. © 뉴스1

(경남=뉴스1) 한송학 기자 =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에서 수탁한 경남 진주의 '드림IT밸리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위탁자겸 토지주인 '㈜글리츠리츠(이하 글리츠)'와의 임대차계약 관계의 해석을 달리하면서 임차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건물은 2017년 3월 글리츠와 코람코가 분양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글리츠에서 토지를 위탁하고 코람코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해 분양 후 정산 등을 통해 글리츠에 수익을 지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9년 6월 22일 신탁계약이 종료됐지만 정산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서로가 임대인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현재 드림IT밸리에는 130여개 임차인이 입주해 있다.

글리츠에서는 코람코와 한 계약에서 신탁종료 시 임대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받도록 한 특약 사항의 해석에 따라 자신이 임대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글리츠 관계자는 "신탁의 특성상 위탁자 겸 수익자가 존재하고 신탁이 종료되면 법적으로 신탁재산이 수익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코람코는 임대인의 지위와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코람코에서는 신탁 기간이 만료돼 계약이 종료돼도 등기상 명의자로서 임대인의 지위와 권리가 있어 자신이 임대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코람코 관계자는 "법적 등기인 코람코가 정당한 계약서를 가지고 계약을 한 저희가 임대인"이라며 "누구나 임대인이라고 주장은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가 임대인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임차인들은 임대료 납부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자격이 안 되는 임대인에게 임대료 납부를 했다가 차후에 재산 피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들은 임대료 납부를 위해 코람코에 임대인 자격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소명해달라는 내용 증명도 보냈지만, 코람코에서는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코람코는 임차인들에게 공문을 통해 "임대료 미납분 완납을 요청하면서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진주시 기업유치단의 임대료 지원 정책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임대료 미납 사실을 시에 공유하고, 임대료 연체 등의 사유가 발생한 호실 등에 대해 명도소송 및 채권추심 등 법적 조치할 예정"이라고 통지했다.

코람코와 글리츠, 코람코와 임차인 간 법정 분쟁도 진행 중이다. 글리츠에서는 코람코를 업무상 횡령, 배임으로 지난 1월 27일 경찰에 고소했고, 임차인들도 코람코를 사기 및 협박혐의로 지난 5월 28일 경찰에 고소했다.

임차인 A씨는 "코람코 명의의 계좌로 보증금과 월세를 입금했는데, 세금계산서는 글리츠에서 발행되는 게 이상해 확인을 해보니 이들 간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며 "130개 업체의 보증금은 11억원이고 지금까지 발생한 임대료만 9억원이 넘는다. 임대인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어디로 임대료를 내야 할지도 몰라 미루고 있으며,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임대차 상황에 너무 불안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코람코 관계자는 "경찰 조사를 이미 다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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