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2600억 초격차 투자로 'NB라텍스 1위' 굳힌다

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 야경/사진=금호석화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가 NB(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최강자 지위 수성에 나선다. 2500억원 넘는 금액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 후발주자와 격차를 더 벌린다는 전략이다.

금호석화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NB라텍스 24만톤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투자규모는 2560억원이다.


NB라텍스는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와중에도 최대 실적을 이끈 금호석화 대표적 실적 효자종목으로 꼽힌다. 천연고무를 대신해 만들어진 제품인데 얇으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고 열에도 강한 특성이 있다. 방역, 의료용 장갑으로 쓰이면서 지난해 큰 폭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금호석화가 2018년 때 마침 울산 공장 증설을 결정했던 게 '신의 한수'가 됐다. 금호석화 NB라텍스 생산규모는 2019년 말 기준 58만톤, 생산량 기준 약 35%의 점유율로 글로벌 1위 업체였다. 지난해 말 생산능력은 64만톤으로 늘어났고 올해 말 71만톤으로 늘릴 전망이다.

금호석화는 현재 진행중인 NB라텍스 7만톤 증설이 완료되는 대로 이번 이사회에서 투자 결정한 24만톤 증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말 증설 완료가 예상되는데 이 경우 올해 연말 완성되는 NB라텍스 생산능력 71만톤에 더해 총 95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빠르게 늘어나는 NB라텍스 수요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금호석화가 현재 글로벌 생산능력 1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란 기대를 낳는다.

금호석화는 이후 수요 상황에 따라 추가 47만톤 증설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증설이 완료될 경우 금호석화는 총 142만톤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는 올 연말 대비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금호석화 측은 기술 우위도 이미 확보하고 있는 만큼 NB라텍스 강자 지위를 이어갈 것이란 자신감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업계 유일의 연속식(Continuous) 생산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통상적인 배치식(Batch) 방식보다 원가 경쟁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며 "연속식 공정은 높은 분자량을 가진 고분자 제품의 생산에 유리해 라텍스 장갑의 핵심인 높은 인장강도를 구현하는 데 핵심이 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금호석유화학은 라텍스의 냄새 처리 기술 및 우수한 색 발현 기술 등 다양한 독자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품질 NB라텍스 시장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는 "NB라텍스의 활용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증설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이번 증설로 NB라텍스 등 합성고무 부문을 선도하는 금호석화 경쟁 우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호석화의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은 물론 산업용 및 조리용으로 그 활용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위생 관념에 대한 경종을 울린 코로나19 등 팬데믹 위기를 통해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인에게 필수 위생 용품 및 소재로 인식되며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합성고무인 NB라텍스 장갑에서는 천연고무 라텍스 장갑 사용 시 우려되는 피부 단백질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기존 장갑의 대체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금호석화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0.1% 늘어난 6125억원, 매출액은 51.3% 늘어난 1조8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었다.

/표=금호석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