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전액보상·투자자 선처요구…한투證, 제재심서 한단계 감경

금융감독원 건물 전경/사진제공=금융감독원

팝펀딩펀드를 불완전판매한 혐의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이하 제재심)에 오른 한국투자증권이 경징계인 기관주의를 받았다.

당초 한투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사전에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부실 사모펀드 10개에 대한 투자금 전액보상이라는 결단과 투자자들이 금감원에 한투증권에 대한 선처 요구를 하는 등의 영향으로 제재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22일 오후 "팝펀딩펀드 판매시 △적합성 원칙위반 △설명확인의무 위반 △부당권유 금지의무 위반 △투자광고 절차 위반 등과 관련해 한투증권에 대해 금감원장이 기관주의로 조치하고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관련 직원에 대해선 감봉 등으로 금감원장이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날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가 확정되면 1년간 입수합병(M&A)은 물론 인허가, 신사업 추진 등이 중단돼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투증권이 부실 사모펀드에 대한 전액보상을 결단하며 감경의 물꼬가 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지난 1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판매책임 이슈가 불거진 사모펀드 상품에 대해 고객투자금 100% 전액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한투증권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중 이번에 전액 보상이 결정된 펀드는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US핀테크), 삼성Gen2, 팝펀딩(헤이스팅스), 팝펀딩(자비스), 피델리스무역금융, 헤이스팅스 문화콘텐츠, 헤이스팅스 코델리아, 미르신탁 등 10개 상품이다.

이들 펀드의 전체 판매액은 806계좌 약 1584억원이며 이미 일부 상품이 전액 또는 부분 보상 진행된 상황에서 한투증권이 추가로 지급할 보상액은 약 805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금 보상에 까다로운 증권가 분위기와 다른 이례적이고 통 큰 결정에 투자자들도 화답했다. 지난 21일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에 한투증권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제재철회 또는 완화결정 등 '선처'를 요구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서 심의결과는 법적효력이 없다"며 "추후 조치대상자별로 금감원장 결재,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및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재내용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