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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없는 전문가도 수업…국민 51% '찬성' 교원단체는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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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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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단체 "무분별 확장 땐 교원 임용체계 흔들려"
교육부 "고교학점제 위해 불가피"…갈등 장기화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17일 경기 구리 갈매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17일 경기 구리 갈매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정부가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해 인공지능(AI) 등 교사가 직접 가르치기 어려운 수업은 교원 자격이 없는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교원단체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는 외부 전문가에게 교단을 개방하는 것에 찬성 의견이 높아 향후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위한 사회적 협의 단계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가교육회의는 전날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위한 국민참여 설문' 결과를 발표하고 외부 전문가가 한시적으로 학교에서 단독 수업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국민 51.5%는 찬성, 37.2%는 반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나머지 11.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전국 초·중·고등학생과 교원, 학부모, 일반 시민 등 10만12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학부모는 51.6%, 교원은 27.7%, 학생은 15.8%, 일반 시민은 4.9%를 차지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지난해 10월7~16일에도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해 11월 결과를 공개했는데 이때는 '학생들의 원하는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에게 교사 자격을 개방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학부모는 83.4%, 일반 국민은 80.5%가 찬성했다. 다만 교사의 경우 찬성 비율이 30.0%에 그쳐 온도차가 컸었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부터 온라인 토론방에서 국민을 상대로 토론을 진행하고 이후 국민 대상 공개포럼 개최, 국민참여단 중심 권역별 토론회 등을 거쳐 숙의·토론 결과를 교육부에 전달해 국민 의견이 새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교육부가 지난 2월 학교 밖 전문가를 한시적으로 특정 교과를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속해서 반대 의견을 내왔던 교원단체들은 이번 설문조사를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고등학교에서 많은 학생이 과목 개설을 희망하지만 담당 교사가 없을 경우 교원 자격증이 없으나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한시적으로 단독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찬성을 유도한 편향된 질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많은 국민이 교원 자격증이 어떻게 발급되는지, 교사가 교수·학습법에 대한 교육과 연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문가가 학교에서 수업할 길을 열어주는 것에 대한 찬반만 물으면 반대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설문 응답자에 교사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전체적으로 찬성 비율이 절반을 조금 넘는다는 것은 정책에 대한 지지가 교육부 기대 만큼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 자료를 봐도 고교학점제가 실시되기 위해서는 일반 교과 교사도 8만명 이상 충원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고교학점제만 도입되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은 무엇이든 들을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도 몰이해를 부추기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고교학점제 상황에서 다과목·다교과를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사전 조사와 이에 따른 대책이 먼저 제시돼야 하는데 법부터 개정해서 외부 전문가를 학교로 들여오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무분별하게 확장될 경우 교원 임용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데도 교육부는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추진 계획 발표 이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해당 분야 전문인력을 학교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행 법은 기간제 교사도 교원 자격증을 보유해야 하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박사학위 등 일정 자격 요건만 충족하면 교원 자격증이 없어도 단독으로 수업할 길이 열린다.

장경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정책기획국장은 "교원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별도로 존재하는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 박사학위가 있다고 해서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활동을 할 능력과 자격이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교원 정책 등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은 전문가들이 심도 있게 논의해 결정할 부분인데도 대국민 설문조사로 묻고 이를 정책 수립에 근거로 활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교사노조는 각 시·도교육청이 '학점인증센터'를 운영해 외부 전문가에게 교원 자격을 주는 대신 수업의 적합성을 평가해 강좌별로 수업할 권한을 부여하는 인증을 내주는 방식을 교육부에 제안한 상태다.

장 정책기획국장은 "교육부가 현재 추진하는 방식을 고수하면 학문적 전문성은 있어도 교육 전문성은 부족한 교원들이 대거 수업을 맡게 돼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외부 전문가가 단독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한 교원단체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정 분야 전문성이 있다고 무조건 교원으로 채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교육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연수와 교육 등을 거쳐 학교 현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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