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찾다가 납치, 강간, 인신매매 당한 사람들

/사진제공=로이터/뉴스1

미국이 멕시코에서 밀려드는 이민자를 막기 위해 국경 폐쇄를 한 달 추가 연장한 가운데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오려던 이민 희망자들이 충격적인 학대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시민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Human Rights Firs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국경 폐쇄 정책으로 인해 지난 1월 이후 멕시코에 발이 묶인 이주민들이 납치, 강간, 인신매매,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한 사건이 약 3300건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례는; 지난 4월까지 약 500건에서 6월 중순까지 3300건으로 몇 주 사이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이후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인근에 갇힌 이민 희망자들의 학대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언론 보도와 미국 망명을 원하는 이주민들과의 인터뷰, 변호사들과 인권 단체들의 정보를 종합해 정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제한적인 이민 정책을 뒤집기로 했지만 이민 희망자들이 국경으로 몰려오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제42조로 알려진 국경 추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약 5개월간 재임기간 동안 많은 국경 지역에 억류된 40만명 이상의 이주민들이 추방됐다.


휴먼라이츠 대변인은 "일부 희생자들은 제42조 명령으로 추방됐고 또 다른 희생자들은 이 정책으로 국경이 차단돼 멕시코에 고립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제42조 명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근거를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인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변호사들은 제42조를 통한 추방이 이민 희망자들에게 적절한 절차를 제공해야 하는 국제법상 미국의 의무를 위반한다고 말한다.

한편, 마약 카르텔과 길거리 범죄조직, 인신매매 네트워크가 미국 국경 근처의 멕시코 북부 일부 지역에서 빈번하게 활동하면서 미국으로 이민 가려는 이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