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중에 술까지 팔려다 철회... 올림픽 개막 한 달 앞두고 '촌극'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AFPBBNews=뉴스1

올림픽 경기장 내 주류 판매 허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을 일으킨 도쿄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가 결국 주류 판매 방침을 철회키로 했다. 조직위 측은 검토만 했을 뿐 확정했던 사안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일본 내 여론은 들끓고 있는 분위기다.

23일 교도통신, 주니치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대회조직위원회는 경기장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조직위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지침에는 아예 경기장 내 음주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대회조직위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판매 시간을 오후 7시까지 제한하는 것을 전제로 경기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한지 하루 만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내에선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가뜩이나 일본 정부 등이 경기장별 수용인원 50% 이내 최대 1만명의 '유관중 경기'를 치르기로 하면서 비난이 거셌던 가운데, 주류 판매 방침까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결국 조직위는 주류 판매 계획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니칸스포츠는 "당초 경기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려 했던 조직위는 국민적인 거센 비판에 부딪혀 결국 판매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조직위는 주류 판매는 검토만 했을 뿐 확정한 적이 없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대회조직위원회 회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검토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침을 확정했다가 철회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일본 국민이 조금이라도 불안해한다면 단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일본 네티즌은 "개최 자체에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이 절반을 차지하는데 왜 그런 의견은 듣지 않나"고 꼬집었고, 또 다른 네티즌은 "거센 반발에 부딪혀 황급하게 방침을 바꾸는 듯한 느낌"이라고 적었다.

한편 이날 조직위가 발표한 지침에는 경기장 내 음주 및 주류 반입 금지를 포함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입장 시 체온 측정 등의 지침이 담겼다. 조직위는 준수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입장을 거부하거나 퇴장 조치하고, 티켓 대금은 환불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