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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울리는 브랜드 가로채기, 정부·국회가 나서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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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 박종진 기자
  •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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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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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지 못하는 '브랜드 권리금' ③]

중소기업 울리는 브랜드 가로채기, 정부·국회가 나서서 막는다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애써 키워놓은 해외 브랜드를 가로채는 일부 대기업 등의 행태를 막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행법상 규제 사각지대를 파고든 대기업의 '반칙'을 막기 위해 정치권과 정부가 법 개정을 포함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3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최근 LF(옛 LG패션)는 영국 패션브랜드 '바버' 제품을 10년간 국내에서 독점 수입·판매하던 중소기업인 엔에이치인터내셔날(이하 엔에이치)을 제치고 영국 바버 본사와 국내 수입·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에 한순간 사업 기반을 잃은 엔에이치는 LF를 상대로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국내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바버를 지난 10년간 꾸준히 마케팅해 유명 브랜드로 키웠더니 대기업이 판권 재계약 시점을 노려 가로챘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10년 키운 브랜드인데"...핏플랍 이어 '왁스재킷'도 가져간 LF, ☞애써 키워두면 속수무책 빼앗기는 해외브랜드...막을 '법'이 없다)

이 같은 사례는 패션업계 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공정거래법 등 현행법으로는 대기업의 이런 행태를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머니투데이가 이 사건를 보도하고 제도적 허점을 지적한 뒤 정부와 국회에서 대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이 일궈놓은 시장을 대기업이 침해하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하루 아침에 날벼락과 같은 일을 당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 과정에서 대기업의 불공정 행태가 있었는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잘 살펴보겠다"며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판권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거래상 지위 남용'이나 '부당한 고객 유인'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사실상 이런 행위에 제동을 걸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 판권이 넘어가는 형태여서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여지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도의적인 문제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협조를 이끌어 내기는 힘든 만큼 상생을 위한 제도적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에서도 여러 대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회사간 자유계약 원칙과 오랜 기간 축적된 무형의 비즈니스 권리 인정에 대한 충돌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큰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에 더 큰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를 고려해 원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기존 중소기업에게 협상의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어쩔 수 없이 더 큰 회사와 계약하더라도 기존 중소기업의 지분참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안적인 분쟁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유 의원은 "계약의 자유와 무형자산에 대한 재산권은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어느 하나의 기본권을 우선할 수는 없다"며 "어느 한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방식보다는 조정, 중재 등과 같은 ADR(대안적 분쟁해결책) 절차를 충분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사례에서 중소기업의 기여분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상가 권리금'처럼 '브랜드 권리금'을 도입하는 방안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엔에이치 측을 대리하는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는 "몇년 전까지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던 권리금도 법개정을 통해 제도화됐다"며 "대기업의 브랜드 강탈이 그 어떠한 사회적 편익도 유발하지 않으면서 중소기업만 고사시키는 문제를 법으로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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