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 폭행에 숨진 남해 여중생, 체격 왜소했지만 교우 관계 원만

계모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여중생 A양이 살았던 경남 남해의 한 아파트. 2021.6.23 © 뉴스1 한송학 기자

(남해=뉴스1) 한송학 기자,강대한 기자 = 계모에게 폭행당해 숨진 경남 남해 여중생 A양(13)은 체격이 작고, 학교에서의 교우 관계는 원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여중생이 다닌 학교에 따르면 A양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체격이 아주 왜소해 교사와 자주 상담을 했고, 학부모 상담도 수차례 진행했다.


A양은 체격이 너무 작아 평소 교장과 교사들에게 밥 잘 먹고 다니라는 말도 자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교장은 "아이가 너무 작아 '밥은 먹었냐'라고 물어보면 '잘 먹었어요. 동생들도 저와 비슷해요'라며 대답도 아주 잘하는 학생이었다"며 "'어디 아프냐'라고 물어보면 '아니다'고 대답하는 등 특별히 문제가 있어 보이는 학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A양은 쾌활하지는 않았지만, 교우 관계는 원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히 친한 '단짝'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두루두루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고 교사들은 전했다.


A양은 학교에서 실시한 정서·행동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타났고 이 검사의 신뢰도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등을 알아보기 위한 행동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났고, 계모는 학부모 상담도 무난하게 받아 학교에서는 가정에서의 문제점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은 "아이와 총 5회 정도 상담을 했는데 일반 학생들과 다른 점은 없었다. 학부모 상담에서 이상은 없었고, 일반 학생들처럼 어머니에게 생활지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웃주민들은 A양과 A양 가정의 특별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관리인은 "평소 조용했고 아이들의 특이점은 없었다. A양이 사는 아파트 라인은 젊은 부부들이 많은데 부모들도 특이한 정황도 없었다. 부부싸움 등 소란스럽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아파트 한 주민은 "아이와 엄마의 얼굴은 알지만 자세히는 모른다. 아이들끼리도 잘 지냈고, 엄마가 계모라는 사실도 몰랐다"며 "부부싸움이나 아이를 혼내는 등 집안이 소란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특별수사대는 23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양의 계모 B씨(40·여)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폭행은 전날인 22일 오후 8시쯤 남해군 고현면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B씨는 의붓딸 A양을 폭행하고 나서 이상증세를 발견, 수개월 전부터 별거 중이던 남편(40대 중반)에게 밤 12시 정도 연락을 했다.

2시간 정도 뒤인 23일 새벽 2시경 남편이 집으로 왔으며 새벽 4시16분쯤 119에 신고를 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경찰은 A양의 사망 경위와 계모 B씨의 아동학대 살인 여부 등 자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