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고 밟고…의붓딸 살해 계모 부부싸움 후 홧김에?

40대 계모에게 폭행을 당해 숨진 10대 여중생이 23일 오전 4시10여분쯤 경남 남해군 고현면 한 아파트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경남소방본부 제공)2021.6.23. © News1

(남해=뉴스1) 강대한 기자 = 13살 여중생 의붓딸을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가 폭행 직전 남편과 양육 문제로 다퉜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특별수사대는 23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계모 A씨(40·여)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쯤부터 경남 남해군 고현면 한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1~2시간 정도 의붓딸 B양(13)을 폭행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은 별다른 도구 없이 손으로 밀치고 발로 차고 밟고 하는 등 형태로 이뤄졌으며, 딸은 온몸에 멍 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딸은 비교적 왜소한 편이며, 계모는 건장한 체격이다.

A씨는 폭행 뒤 딸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인지하고 방에 들어가 쉬게 했다. A씨는 집안일을 하는 등 시간을 보내다가 딸의 상태를 다시 확인한 결과 더욱 나빠져 있는 것을 보고, 밤 12시쯤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다.


별거 중이던 남편은 새벽 2시쯤 집에 도착했으며, 이때 이미 딸은 의식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딸의 상태를 살피고, A씨를 진정시키는 등 행동을 취하다가 결국 신고는 2시간여 뒤인 4시16분에 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딸의 사망시간을 특정하고 남편 도착 전에 딸이 숨졌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혹 남편이 사망 전에 집에 도착했다면 늦은 신고시간 등 과실을 따질 수도 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평소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는 취지로 범행동기를 진술했지만, 이날 밤 이들 부부는 양육문제를 놓고 전화 통화로 다퉜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부부싸움으로 경찰에 신고를 하는 등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올해 들어서는 수개월 전부터 별거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슬하에는 3남매가 있었고, 사망한 딸은 첫째면서 전처가 낳은 아이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폭행에 의해 사망했는지, 어디 부딪치는 등 다른 요인이 있었는지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면서 “어제 밤에도 양육문제로 서로 다툼이 있었고 애한테 화풀이를 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부부싸움이 어느 정도 영향은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습 폭행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높이 두고 수사하고 있다, 그 전부터 (폭행이)이어져 온 게 아닌가 수사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와 셋째에 대한 폭행 정황이 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살해의 고의를 입증해 아동학대살해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내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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